동업중생(同業衆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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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중생(同業衆生)
  • 관리자
  • 승인 2007.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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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 동산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면서 한 가지 동업(同業)을 부여받았다. 그것은 함께 산다는 것이다. 그러나 살아가고 있는 형태는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 부리는 자와 부림을 당하는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등 항상 상대성 있는 심한 격차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만 잘 살면, 우리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철통같은 아집(我執)의 울타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너와 내가 뚜렷이 별리된 상태에서 말이다.

   그러나 네가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철칙을 진정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

   지난해 여름, 나는 강원도 오대산 적멸보궁을 다녀오는 길에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때 나는 버스 맨 앞좌석에 비스듬히 기대어 차창 밖을 내다보던 중 매우 안타까운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아마 지방도로 확장공사였을 것이다. 창백하고 야윈 모습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현장에서 온 몸에 돌가루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 채 힘겹게 돌 깨고 나르는 작업에 몰두하고 계시었다.

   그분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자세를 바로하고 이렇게 편하게 앉아서 그분들의 일하시는 것을 내다보는 내 자신이 꼭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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