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누구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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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누구신가?
  • 관리자
  • 승인 2007.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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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모두가 부처님

 내각 미국에 간 것은 1969년이다. 그때까지 동국대학에 있었고 해인사에는 2년쯤 있었다. 동국대학에서 교수생활 한 것은 63년 부터이니까 7년정도가 됐다. 나는 해인사에 있다가 2년만에 돌아 오니깐 동료교수나 학생들이 퍽 궁금해 했다. 절에 가서 무엇을 얻었을까 하는 모양이다. 한 소식 했으면 이야기 좀 해달라는 것이다. 절에 갈 때는 무엇인가 얻을것을 생각하고 갔는데 실지 나는 하나도 얻은 것이 없다. 다들 글을 쓰라느니 한마디 하라느니 재촉을 한다. 나는 아무 말 없는 것으로 일관했다. 답변을 못하니까 나를 신비하게 생각한 사람도 있었던것 같다. 아무말도 안하는 것을 보니 무언가 분명히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에게는 말도 없이 발표광고를 했다. 미국으로 떠나던 2년전 4월 <부처님 오신날> 기념으로 동국대학에서 학술발표회를 계획하고 거기에 나와 말을 하라는 것이었다. 제목인 즉 <불교는 인간을 구제 할 수 있는가>를 걸어 놓고 주제 발표를 하란다. 나도 모르는 사이 신문에 광고까지 내 놓고 있었다.

 그때 나는 여러 말 하지 않고 딱 한마디 <모든 사람은 부처님이다.>라 말을 했다. 그때 토론 참가자가 여덟분이 있었는데 모두가 나에게 물어 왔다.

 도대체 일체 중생이 그대로 완전한 부처님이라면 수도를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수도를 안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오늘의 가장 큰 문제는 수도를 안하는 것인데 모든 사람이 부처라면 닦지 아니할 것이 아니냐... 이런 것이 반론의 주된 요지였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동원하여 답변 하였지만 그분들은 들을려고도 하지 않는듯 했고 청중들도 그쪽 편인듯 보였다.

 그런데 사실 그분들이 진짜 부처님인 것 같다. 나는 그날 애를 태우고 저녁에 잠도 잘 못 잤다. 그리고 얼마 후 미국에 갔었는데 미국에 가서도 계속 그것이 화두처럼 내 생각을 떠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다 부처님이다> 한 것이 잘못된 말일까? 그렇게 되면 정말 수행할 사람이 없다는 말일까?

 나는 오래 고민했다.

 나는 미국에 가서 처음3년간을 감리교 신학대학을 다녔다. 거기서 신학을 배우면서도 앞서의 생각은 쉬지 않았다. 그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타나면 대단히 주의 깊게 파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미 나온 다른 문제와도 관련시켜 연구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작년에 출판한 <불교신앙과 돈오사상.이다. 그러니까 나로 하여금 골똘하게 13년간 생각하게 만든 것이 사실은 그 때의 토론 참가하신 불들이었다. 만약 그때에 그분들이 박수나 쳐 주었다면 아마도 그 문제를 더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저분들이 모두 <말도 안된다>고 한 것이 나에게 이 문제를 추궁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5. 본래불과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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