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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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만남
  • 관리자
  • 승인 2007.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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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 뒤늦은 고백

20년 만에 M을 다시 만났다. 금생에는 다시 만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그녀. 그러나 늘 가슴 한 편에 손톱자국처럼 남아 있던 그녀였다. 신혼 초에 아내에게도 “내 가슴 속에 아물아물한 한 사람이 있다”고 겁도 없이 말했던 그 주인공을 20년 만에 만났다. 우연은 아니었다. 내가 인터넷의 친구찾기 사이트를 뒤져서 찾아냈으니까.

대학 다닐 때 서해의 먼 섬 작은 초등학교에서 M을 처음 만났다. 나는 학교 교지에 쓸 기획기사 취재를 갔었고, 그녀는 동아리 합숙훈련을 와 있었다. 가난한 대학생들이고 섬에는 마땅한 시설이 없어 초등학교 교실을 숙소로 썼었다. 내가 활동하는 국악 동아리와 교류하는 동아리였다. 섬에 도착한 첫날 저녁 나는 일과를 마치고 그 동아리의 저녁 프로그램에 동참 했는데, 민요배우기와 술 마시며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그때 내 옆에 앉았던 M과 얘기가 통했고 취침 시간에는 몰래 빠져나와 운동장 구석에서 늦도록 소곤소곤 얘기를 나누었다.

먼 추억 속에만 있던 사람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살고 있을 때의 느낌을 아시는지? M은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고 있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해 비슷한 나이의 아들 둘을 키우고 시부모님 잘 봉양하는 M의 생활과, 불교계에서 이럭저럭 살아가는 내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리고 언제 한 번 얼굴도 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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