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마음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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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마음을 찾아서
  • 관리자
  • 승인 2007.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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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나의 다짐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었다. 훗날 아이들에게 금년 여름의 상황을 전하여 주기 위해서 또한 내 자신이 겪었던 이로가 더위를 어떻게 대처하였는가를 기억하기 위해서 이것 저것들을 정리하여 두기로 하였다.

그것은 금년 같은 무더위가 또다시 우리에게 오리라고 생각되어서가 아니고 다만 지나간 현장을 잘 정돈시켜서 확실하게 기억하였다가 다음 사람들에게 전하여 주는 것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무가 아닐까 싶어서이다.

최첨단 과학문명도 이 여름의 더위 앞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어 보였으며 온갖 사람들의 지식을 동원하였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였다.

속수무책으로 태풍이나 기다리고 있었던 한심한 정부당국의 정책부재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더 짜증스럽게 하였고 또한 열대야(熱帶夜)라는 희귀한 경험 속에서 어떻게 할 바를 몰라 한가의 고수부지에 몰려 있던 사람들을 기억할 것이며 허로(虛老)한 사람들의 목숨을 많이 앗아갔던 잔인한 여름을 기억할 것이다. 하필이면 이 무더운 여름에 아들아이는 영장을 받고 훈련소에 입영하였다. 훈련을 받느라고 비지땀을 흘리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면 나는 감히 덥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지나친 혹서(酷暑)로 일반적인 더위병은 더할나위도 없지만 일부 훈련병들은 탈수병까지 발생되어 입원을 했다고 해서 행군 중에 논에 있는 물로 얼굴이나 입 안을 헹굴 정도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모된 마음은 생각을 한 곳으로 모을 수밖에 없었으며 잘못 된 잡상(雜想)은 오히려 더위를 느낄 수 없게 하였다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더위를 더위 속에서 느낄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모든 것이 마음에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어느 해 여름 장적 스님(대한 불교약사회 지도 법사)께서 참선 화두를 주신 적이 있다.

“전생에 나는 무엇이었는가.”라는 화두였다. 참선자세를 하고 혀를 입천장에 대고 한 두 시간이 지나는데도 입 안에서는 침만 고일 뿐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갈라지고 머릿속에는 온갖 잡념만 가득할 다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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