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가정의례] 상제의례 (喪祭儀禮)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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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가정의례] 상제의례 (喪祭儀禮) Ⅰ
  • 고우익
  • 승인 2007.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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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가정의례

유교의 경우 장사를 치르고 나면 죽은 이는 이미 신성한 상태로 바뀐 신(神)으로 취급한다. 이른바 정화(淨化)된 영혼은 신령스런 힘을 지닌 조상의 영혼, 즉 조령(祖靈)으로 맞이하여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매장이든 화장이든 일단 장사를 하지만 대체로 화장법이 불교적 의식이다. 화장하여 습골(拾骨)한 후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초상난 날부터 세어서 일주일이 되는 날을 초칠일(初七日)이라 하여 초재(初齋)를 지내고 계속하여 재칠일(再七日) 삼칠일… 칠칠일, 사십구재(四十九齋)를 모신다.

불교는 유교와 달리 명계(冥界)사상을 지녔기 때문에 사후의 제사 또한 근본적으로 다르다.

유교식의 제례는 사령(死靈)에서 조령(祖靈) 즉 수호신으로 제사지낼 뿐이지 사후의 세계인 고계(苦界)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사후세계가 있다고 하여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의 육도 윤회의 세계를 설정한다. 그러므로 깨달아 해탈하지 못한 경우, 사후에는 반드시 육도의 어디엔가 다시 태어난다고 믿는다. 그러나 육도는 어두운 미혹의 세계이다. 결코 밝은 깨달음의 세계는 아니다. 어두움의 세계 바깥에 깨달음의 세계인 부처님의 정토(淨土)가 있다. 인간이 노력 정진하여 불도를 수행한다면 정토에 태어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 수행이 바로 삼학(三學:戒․定․慧)․육도(六度: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요, 팔정도(八正道:正見․正思惟․正語․正業․正命․正精進․正念․正定)의 길이다. 여기에 아울러 온갖 선근공덕(善根功德)을 쌓아야 한다.

칠칠재(七七齋:49재)는 선망(先亡)부모를 위하여 살아있는 효자가 올리는 불사이다. 죽은 이의 명복을 빌기 위한 추선공양(追善供養)인 것이다. 살아 생전에 자신이 본인의 칠칠재를 미리하여 사후의 길을 닦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예수재(豫修齋) 또는 예수칠재(豫修七齋), 예수시왕생칠대재(豫修十王生七大齋)라고도 한다.

초재부터 칠칠재까지의 일곱 번 재회(齋會)에다 백재(百齋:百日忌)와 일주기(一周忌) 및 삼회기(三回忌)를 더하여 열번의 재회〔十王供, 十王齋〕를 마련하는 것이 불교의식이다.

이는 모두 칠칠재를 바탕으로 하여 여기에 백일․일년․삼년의 기일(忌日)재를 추가시킨 것이다. 이러한 재는 모두 영가나 유가족의 인연이 있는 사찰에서 지내야 하는 의례이다.

절에서 재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 다음 제례의 내용을 참조하여 지에서 지낸다.

제례(祭禮)

우리는 전래된 관습에 따라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조상을 추모하는 의식을 예로부터 엄숙하게 지내왔으나 사회구조의 변화와 함께 날이 갈수록 그 관념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유교식의 전통적인 제사 의식이나 가정의례준칙에 따른 제사 의식은 종교와 무관한 것이기 때문에 돌아가신 조상에게 어떤 영향이 미친다기보다 자손의 도리를 이행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불교의 처지에서는 돌아가신 조상은 다만 육신을 벗어버린 영가(靈駕)로서 오히려 살아있는 우리보다 영식(靈識)이 맑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천도(遷度)를 할 필요가 있고 독경 염불로써 불법을 깨쳐드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비록 육도를 윤회하여 지금 다른 중생계에 환생하였다 하더라도 조상을 위한 염불 독경과 천도의식의 공덕은 그 조상과 후손에게 회향(廻向)되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일체중생이 전생의 내 부모’라는 생각에서 제사 법요에 참석하는 이의 조상은 물론 모든 영혼의 신주도 함께 모시어 재를 올린다. 이러한 불교의 영가 천도 의식은 유교의 도덕적 제사 의미를 초월하여 성불 해탈이라고 하는 모든 생명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절실하게 그 필요성이 요청되며 인정되는 것이다.

제례는 제사를 지내는 예법 및 절차를 말하며 현재 우리가 봉행하고 있는 제례 의식은 조선조의 주자 가례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가정의례준칙에서는 제례를 돌아가신 날에 지내는 기제사(忌祭祀), 추석날 지내는 절사(節祀), 설날 아침에 지내는 연시제(年始祭)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기제의 봉사(奉祀) 대상도 조부모 부모의 2대 봉사를 원칙으로 하고 제사 시간도 기일(忌日) 일몰(日沒) 후에 지내도록 하여 편의주의로 흐르는 면도 있다. 전통 제례에 근거한 현대식 제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신위봉안(神位奉安) → 초헌(初獻) → 독축(讀祝) → 아헌(亞獻) → 종헌(終獻) → 삽시(揷匙) → 헌다(獻茶) → 사신(辭神) → 철상(撤床) → 음복(飮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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