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운서대사를 교화한 이웃집 노보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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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운서대사를 교화한 이웃집 노보살님
  • 관리자
  • 승인 2007.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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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이 만세, 여성불자 만세!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계시는 아미타부처님께 머리 숙여 합장하고 원하나이다. 중생을 어루만지시고 잘 이끄시는 위대한 안내자 무량수부처님께 귀의하나이다. 저 이제 당신의 세계에 가서 당신의 그 따스한 손길을 간절히 바라오니 자비하신 무량광부처님이시여 연민히 여겨 거두어 주옵소서.

안양(安養)에 사신다는 노보살님 한 분이 찾아왔다. 젊은 따님과 며느님을 대동하고서였다. 사위가 하루는 월간지 한 권과 책 한 권을 사왔는데 「나룻배와 행인」하고 「불광」지였다. 사위가 「나룻배와 행인」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 장모님께 선물하고자 사온 거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노보살님도 그 책을 다 읽고 나서 도대체 글 쓴 스님이 어떤 사람인가 만나보고 싶어 찾아온 거란다.

내가 웃으면서 “그래 보살님, 절 만나보시니 어떻습니까? 많이 실망하셨지요?” 했더니 그 보살님은 “모든 것은 시간이 결정하겠지요.”하였다. 특히 요즈음은「불광」잡지의 필자의 칼럼「우바이 만세, 여성불자 만세」를 읽는 재미로 다음달 불광이 나오기를 기다리면 산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 보살들 얘기를 많이 써달라고 주문을 했다. 물론 나는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꾸준히 연재할 생각이다.

“시간이 모든 것은 알아서 결정하겠지요.”라고 한 그 말이 계속해서 내 귓전에 머물고 있음은 어쩐 일인가.

나는 나 혼자만이 만들어 쓰는 말이 있다. 이른바 ‘밥그릇 철학’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조정에서는 벼슬보다 더한 게 없고, 동네에서 또는 사회에서는 나이보다 더한 게 없으며, 세상을 이익되게 하고 백성을 올바로 이끄는 데는 덕보다 나은 게 없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노인을 공경히 모셔야 한다. 부처님 말씀 중에 ‘노인을 내다버린 이야기’, 즉 고려장에 대한 얘기가 있지만 우리는 진정 노인에 대해 얼마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는가.

우리 원각사 창건주 노보살님은 향년 91세이시지만 기억력(총기)도 대단하시고 눈도 밝아 안경을 끼지 않고도 신문을 읽으신다. 귀가 밝으므로 전화를 받는 데도 젊은 사람 못잖게 예의가 있으시다.

그리고 틈만 나면 도량의 잡초를 뽑고 꽃모종을 하고 티끌을 줍곤 하신다. 평생을 누더기로 살아오시는 노보살님을 대하며 나는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곤 한다.

경봉 큰스님(통도사 극락전에 주석하셨으며, 입적함)을 친견하고 거기서 보리화(菩提華)란 법명을 받으신 보살님, 먹을 것 입을 것이 들어오면 남 나누어 주기에 바쁘셨고 늘 납의(衲衣)를 족함으로 알고 살아오신 분이기에 나는 존경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 원각사를 거쳐간 많은 스님네 뒷바라지하느라 남들처럼 번듯한 법당 하나 마련하지 못하셨고 그러면서도 염주를 잠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노보살님은 글자 그대로 보살의 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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