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아침 나는 출근하다 말고 그 할머니가 입원해 있다는 여의도의 한 병원으로 달려갔다.
출근 길의 만원 전철 안, 멍하니 앞 사람이 펼쳐 놓은 신문을 따라 읽다가 취한 갑작스런 행동이었다. 그것은 ‘김밥 할머니 충남대 50억기증’이라는 머리기사를 발견하고 나서였다. 아니 사실은 머리기사보다 훨씬 작게 쓰여진 ‘독실한 불교신자’라는 발췌문구 때문이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화제의 이복순 할머니가 독실한 불교신자인 정심화 보살이라니’
반가움과 직업의식은 동시에 발동이 걸렸다.
언제부터라고 똑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지만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불(佛)“자의 그림자를 찾아 헤매는 버릇이 생겼다. 하도 “나도 기독교인이요.”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온통 기독교 세상인 것 같은 위기감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굳이 찾으려고 눈에 불을 켜서인가 불자들이 눈에 잘 띤다.
김밥 장사를 해가며 평생 혼자 모은 50억을 충남대에 기증한 대전의 정심화 보살이 그랬고, 비슷한 시기에 청소년 가장을 위해 아파트를 내놓은 복지가 모씨도 불자다.
그 뿐인가. 벵골만에서 거북등을 타고 태평양을 건넌 임강룡 씨도 역시 불자였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조용필도, 호랑나비를 멋들어진 춤과 함께 부르는 김흥국도, 卍자 목걸이가 유난히 눈에 띄었던 탤런트 고현정도, ’91 미스코리아 진 이영현도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불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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