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샘/내가 머무는 곳에 행복의 등을
지난 8년 전이다. 당시 L양은 내가 담임으로 있던 반의 여중 3년생이었는데, 지능이 높고 독서를 많이 했으며 글짓기를 아주 잘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선생님이 은밀히 나를 불렀다. 다름이 아니라, L양은 지금 담임인 나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며, 잘 선도하지 않으면 행여 그에게 어떤 불행이 닥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날 하학 무렵 L양을 조용한 곳으로 불렀다. 얼굴은 벌써 장미꽃마냥 변해 있었고, 시종 고개숙인 그 앞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래, 말을 하지 않아도 선생님은 벌써 다 알고 있단다. 암 알고 말고, 사람끼리 만나서 서로 미워하지 않고 사랑한다는 것, 얼마나 아름다우냐. 소중한 행복이냐! 마음에 새겨,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 마주하여 있는 것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으랴. 선생님을 좋아하는 만큼 그 만큼 너를 아낄 것이다. 지켜 볼 것이다.”
이만치 이어지는 동안 마냥 눈물 속에 얼룩진 정적, 그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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