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에는 나타나고 그믐에는 숨는 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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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에는 나타나고 그믐에는 숨는 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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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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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고전/종문무고(宗門武庫)

◉순(舜) 노부가 여산(廬山) 서현사(捿賢寺)에 있을 때, 괴도(槐都)의 관(官)이 남강(南康) 태수로 있으면서 사사로운 원한으로 그의 옷을 벗긴 적이 있었다.

정인사(淨因寺)의 대각 연(大覺 璉)선사는 일찍이 순(舜)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순이 환속했다는 말을 듣고 사람을 시켜 그를 찾아 정인사로 모셔와 정침(正寢)을 사양하며 그가 지내도록 하고 자신을 편실(偏室)에 거처하였다.

인종(仁宗)이 누차 연(璉)을 내전으로 불러 도를 물었으나 끝내 순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우연히 어느 날 가왕(嘉王)이 부왕의 뜻에 따라 성지(聖旨)를 받들어 정인사에 나가 스님들을 공양하였는데, 대각이 순의 곁에서 매우 공경스레 시봉하는 것을 보고, 돌아와 인종에게 그 사실을 아뢰었다.

인종은 편전(便殿)으로 그를 불러 보고는, “도의 품격이 거룩하니, 참으로 산중의 훌륭한 스님이시다”하고 찬탄하고는, 부채에 ‘효순(曉舜)’이라 써주며 전과 같이 스님이 되게 하고, 특별히 다시 서현사에 머물도록 성지를 내리고 가사와 은발우를 내렸다.

순이 서현사에서 쫓겨나던 날, 두 사람의 힘센 장정으로 가마를 매게 하였는데, 나한사(羅漢寺)앞에 이르러 두 장정이 “이미 우리 절의 장노가 아닌 걸, 멀리까지 모시고 갈 필요가 없지!” 하고는 가마를 버리고 돌아가 버린 적이 있었는데, 다시 돌아오게 되자 사람을 시켜 두 장정을 위로하되 “너희가 그 당시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안심하라. 두려워할 필요 없다” 하고, 절에 들어와 법상에 올라

무단히 참소를 당해

엉뚱하게 머뭇거리다

반 년 남짓이나

속인이 되었네.

오늘 다시

삼협사(三峽寺)에

돌아오니

기쁘기도 한 한편,

화도 치미네.

하고 송(頌)하였다

◉ 순(舜) 노부가 하루는, 염관(鹽官) 화상이 시자를 불러 물소부채를 가져오라 하니, 시자가 “부채는 이미 망가졌습니다”하자, 관(官)이 “부채가 이미 망가졌으면 물소를 가져오라”하니, 시자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일을 들어, “때는 삼복염천이라 반드시 부채가 필요했을 테니, 시자가 일을 잘못 처리하였다. 그렇지만 염관도 너무 너저분하게 말이 많았다. 어찌 어른답게 모른 척하지 못했을까? 그 당시에 염관이 ‘부채가 이미 망가졌다면 물소를 가져오라’ 했을 때, 시자는 그에게 ‘벌써 거름더미에 버려버렸습니다’하고 말했어야 했다”하였다.

◉ 취암(翠岩)의 진점흉(眞點胸)이 일찍이 순(舜) 노부가 무사선(無事禪)을 말하겠다고 비방한 적이 있었는데, 석상 영(石霜永) 화상이 사람을 시켜 진(眞)에게 편지를 보내어, “순이 동산(洞山)에 있을 적에 고경(古鏡)의 인연을 깨달았었는데, 이런데도 어떻게 무사선을 말했다고 할 수 있는가”? 자네가 그를 험담하는 것은 스스로 외짝눈을 잃어버린 짓이네“하였다.

순이 이 말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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