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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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림 길
  • 관리자
  • 승인 2007.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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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을 결정한 불교서

사람이 사는 곳이면 으레 길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길을 통해 오고가면서 삶을 엮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길을 통해 먹을 것, 입을 것을 구해들이기도 하고 길을 통해 필요치 않은 것을 갖다 버리기도 한다. 심지어는 죽은 뒤에 시체까지도 어느 쪽인가의 길을 따라가서 한 줌의 흙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길이 내가 필요한 쪽으로만 뚫린 것이 아니라 가지에 또 가지를 쳐서 끝도 한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목적지와 노정기가 없이 길을 떠난 사람에게는 이 고마운 길이 도리어 머리를 복잡하게 해 주는 장애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옛사람은 이 처지를 잃은 염소 찾는데다 견주었다. 어떤 사람이 염소를 잃고 찾아나섰다. 처음에는 외가닥이던 길이 또 갈리고 또 갈리어서 도대체 어데로 갔는지 모르게 되자 주저앉아 탄식을 했다는 것이다. 찾아야 할 염소는 하나인데 갈림길은 왜 그리 많으냐는 말이다. 이는 염소를 찾는 일에서 인생의 한 모습을 이야기 한 것이다.

사람이 걸어서 다니는 길도 길이거니와 사람이 해야 할 도리도 길로 표현했고, 그 길의 가닥이 많음을 개탄한 것이다.

바르고 참되게 사는 길이 있는가 하면 삿된 유혹으로 분장된 가닥길도 많은 것이다. 이런 갈림길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할까를 망설이는 게 인생이다.

바른 길을 따르자니 눈앞의 이익이 없고 이양이 두터운 길을 택하자면 양심을 등져야 하는 부담을 안는 것이다. 이래서 주저앉아 엉엉 울면서 어쩌면 좋으냐고 울었다는 어느 목양자(牧羊子)의 사연을 들어 인생에게 갈림길이 얼마나 선택의 어려움을 주는 가를 보여 준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의 갈림길을 선택해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를 일러 운명이라느니, 신의 섭리라느니 하거니와 어찌 되었던 깊은 사려 없이 선택한 갈림길이 종말에 가서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분별없이 선택되어지는 길이 깊이 생각해서 선택한 길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인생살이의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갈림길을 당했을 때 항상 다시 한번 생각하는 습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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