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 불전도(佛傳圖)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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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 불전도(佛傳圖) 11
  • 이기선
  • 승인 2007.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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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도 11. 사라나무 아래서 열반에 드시다

이번에 소개 하는 불전도는 이른 바 간다라 지방에 속하는 로리앙․ 탕가이에서 출토된 이 지방 특산의 청흑색 편암에 부조로 새겨진 열반도이다. 간다라 미술에서 불전조상(佛傳彫像)이 가장 번성을 맞이한 때는 기원 후 2~3세기인데, 여기에 소개되는 부처님의 열반도는 그 가운데서 가장 구조와 조각이 치밀하고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그루의 사라나무 아래에 오른쪽으로 누워 열반에 드신 부처님을 둘러싸고 있는 제자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슬픔에 잠긴 갖가지 모습이 극적인 대조를 보이며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다.

부처님의 나이도 이제 여든이 되었다. 두루 다니시며 뭇 삶을 일깨우시느라 육신은 매우 쇠약해 지셨다. 노쇠한 몸을 이끌고 강가강을 건너 밧지족의 서울인 베살리에 이르렀을 때 장마철을 만났다. 그 해에는 인도 전역에 심한 흉년이 들어 많은 수행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내기가 어려웠다. 여럿이 한데 모여 밥을 빌기가 곤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베살리 근처에 각각 흩어져 지내도록 하시고 자신은 아난다만을 데리고 벨루바 마을에서 지내시게 되었다. 노쇠한 몸에 혹심한 더위로 해서 부처님은 몹시 앓으셨다. 병에서 회복된 지 며칠 안 된 어느 날 부처님은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계셨다. 그때 아난다가 곁에 와서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병이 다 나으셔서 참으로 다행이십니다. 병환이 중하실 땐 정말 어찌 할 바를 몰랐습니다. 다만 교단에 대해서 아무 말씀도 없으셨기 때문에 이대로 열반에 드실 리는 없다고 스스로 위안은 했지만……’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 나는 이제까지 모든 법을 가르쳐 왔다. 법을 가르쳐 주는데 인색해 본 적이 없다. 이제 나는 늙고 기운도 쇠했다. 내 나이 여든이다. 낡아빠진 수레가 간신히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내 몸도 겨우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는 부처님은 베살리 지방에 흩어져 있는 비구들을 모이게 한 뒤 석 달 뒤에는 열반에 들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날 부처님은 거리에 걸식하러 나갔다가 거리에 여기저기를 돌아보시며 이것이 베살리를 보는 마지막이라고 곁에 있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베살리를 떠나 파바라는 고을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금세공(金細工)춘다가 올리는 공양을 드시고 다시 병을 얻게 되었다. 이때 춘다가 올린 음식은 부처님께 올린 마지막 공양이 되었다. 이 공양을 마치자, 부처님은 고통을 참으시며 쿠시나라로 다시 길을 떠나셨다. 많은 제자들이 걱정에 잠겨 뒤를 따랐다. 이 길이야말로 부처님이 걸으신 마지막 길이 되고 말았다. 쿠시나라에 도착하자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 나는 지금 몹시 피곤해 눕고 싶다. 저기 사라나무 아래에 가사를 네 겹으로 접어 깔아다오. 나는 오늘 밤 여기에서 열반에 들겠다.’

이 말을 들은 아난다는 몹시 슬퍼하였다. 부처님은 한 쪽에 가 울고 있는 아난다를 불렀다.

‘아난다, 울지 말아라. 가까운 사람과 언젠가 한 번은 헤어지게 되는 것이 이 세상의 인연이란다. 한 번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다. 죽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너는 그 동안 나를 위해 수고가 많았다. 내가 간 뒤에도 더욱 정진하여 성인의 자리에 오르도록 하여라.’

아난다는 슬픔을 참으면서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다음 그 몸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다.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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