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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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부부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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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가만히 귀 기울이면 어디선가 새싹 올라오는 소리,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더 없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계절이다. ‘부처님 오신 날’이 있어 더욱 좋은 계절, 밤거리를 거닐다가 환하게 밝혀있는 연등을 바라보노라면 마음마저 잡티 하나 없이 정갈해진다. 도봉산 밑자락, 색색의 화사한 꽃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앞다투어 얼굴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 겨울의 때를 벗지 못한 듯 두꺼운 석면으로 둘러쳐진 판잣집들이 모여 있고, 비쩍 마른 개들이 여기저기서 사납게 짖어댄다.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조태일(46세) 씨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맞이해준다.

조태일 씨의 밝은 표정이나 걸음걸이, 집에 들어서는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그가 시각장애 1급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벌써 20여 년이 넘었네요. 예전에 연탄 배달하던 삼륜차 아시죠? 제가 그 삼륜차로 연탄 배달을 했었는데, 사고로 구르는 바람에 뇌를 다쳤어요. 그 때 시신경과 망막이 손상되어 오른쪽 눈이 실명되고, 왼쪽 눈은 실명에 가까울 정도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최근 MBC TV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각막이식 프로젝트 ‘눈을 떠요’라는 코너를 통해 각막기증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각막이란 우리 눈의 맨 앞쪽에 위치한 투명한 조직으로, 각막이 뿌옇게 되거나 염증, 외상, 또는 세균 침투로 인해 볼 수 없게 된 경우 각막을 제거하고 기증인의 건강한 각막을 이식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조태일 씨의 경우 안구벽 안쪽의 시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망막이 손상되어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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