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수행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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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수행 체험기
  • 관리자
  • 승인 200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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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30주년 연속기획 특집|1인 1수행법 갖기/ 사경(寫經)

‘경을 베끼다’ 또는 ‘경을 옮겨 놓다’라는 의미를 가진 사경(寫經)은 예로부터 불교를 비롯한 많은 종교에서 신행과 수행을 위해 널리 행해져 온 종교적 행위이다. 경전을 염송하면서 손으로 직접 쓰는 것은 경전의 의미를 더욱 깊이 새기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수행방편일 뿐만 아니라 경전의 사본을 만드는 부수적인 효과를 갖는다.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경전의 사본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경전의 내용을 전하는 것이 개인의 신행과 수행에 못잖은 중요한 의미를 가졌을 것이다. 금강경에서도 경전의 내용을 받아 지니어 읽고 남에게 알게 하는 공덕은 어떠한 보시 공덕으로도 이룰 수 없는 무량한 공덕을 쌓는 것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인쇄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사본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손으로 직접 경전을 옮겨 쓴다면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과거의 형식에 얽매인 우스꽝스러운 소치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많은 종교에서 사경이 널리 행해지고 있는 것은 사경이 갖는 신행과 수행의 효과가 여전히 유효한 때문일 것이다. 하찮은 현실적인 문제와 관련지어보아도 사경의 효과를 짐작해볼 수 있다.

대학에서 건축설계를 지도할 때, 내가 많이 쓰는 방법 중의 하나는 기존의 좋은 작품들을 베끼게 하는 것이다. 작품을 베낄 시간에 더 많은 도면을 눈으로 보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

묘하게도 우리의 기억이나 이해는 머리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되는 것이어서 눈으로 보고 이해한 것들은 쉽게 잊혀져 버리지만 눈으로 보고 이해한 것을 입으로 염송하거나 손으로 베껴 보면 그것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의 정도가 깊어짐과 더불어 오래도록 기억됨으로써 학습의 효과가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청견 스님을 통하여 사경의 또 다른 의미를 체득하게 되었다. 소위 ‘사경기도’(寫經祈禱)라는 것인데, 예를 들면, 절을 하면서 108칸이 그어져 있는 종이에 발원문을 한 칸 한 칸 반복적으로 적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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