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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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 관리자
  • 승인 200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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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이 만난 사람/ 서울구치소 교정위원 황수경

참으로 경이로웠다. 저 연약한 몸 어디서 그런 힘(대학에서 강의하는 한편 조계종 포교원과 중앙신도회, 불교여성개발원 등에서 중책을 맡아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서울구치소는 물론이고 청송교도소를 매월 방문하는가 하면, 전국적으로 인연 맺은 수많은 재소자들에게 꼬박꼬박 답장을 해주고 있다.)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불쑥 바쁘고 힘들 때는 봉사를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는지, 어리석은 질문부터 하고 말았다. “제 삶의 일부분이에요. 제 자식이 저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바쁘다는 핑계를 댈 수 있겠어요.”라는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그제서야 사람들이 그녀를 ‘지장보살의 화신’이라 칭송하는 까닭을 알 수 있었다.

차별 당하는 것이 마음 아파서…

“재소자들도 우리와 똑같이 부처의 성품을 지닌 존귀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수억겁이라는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생을 살아오면서 누구나 안 해 본 일, 안 되어 본 것이 없을 것입니다. 수많은 조상님들과 친척, 미래의 자손들까지 고려한다면 이 세상에 큰소리칠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재소자들의 삶이 진정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또한 지옥중생이 다 성불할 때까지 성불하지 않겠노라는 지장보살의 서원을 생각하면 더더욱 재소자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다.

“불교에 입문하고 나서 처음 지장보살의 서원을 들었을 때 느낀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지장보살을 생각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 때 지장보살의 어머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마음이 씨앗 되어 현세의 지옥에서 고생하는 법우(재소자)들과 만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재소자들과의 만남은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지만,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소위 문제아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네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었고, 대학 다닐 때는 야학에서 노동자들을 가르쳤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선생님께 차별 당하는 친구를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부당하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대학원에서 교육사회학을 전공한 것도, 미국으로 사회복지학을 배우기 위해 건너간 것도 소외된 이들의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미국의 사회복지학이 제도적으로 발달된 것은 사실이지만 뭔가 껍데기뿐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한없이 공허했다. 그러던 차에 서양의 지성인들이 단지 그녀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불교에 대해 물어오는 데 충격을 받았다.

“외국인들 덕분에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다행히도 주변에 아주 좋은 불자들이 많았지요. 마음자리를 찾기 위해 참선 수행하다가 동국대 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았습니다. 교리보다는 깨치는 것이 중요하고,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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