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시집(艸衣詩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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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시집(艸衣詩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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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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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세계

『초의시집』은 조선 후기의 승려인 초의의순(艸衣意恂, 1786~1866)의 저술이다.

초의 선사는 1786년 전남 무안군에서 출생하였다. 속성은 장(張) 씨이다.

자는 중부(中孚)이고 법명은 의순(意恂)이며 호가 초의(艸衣)이다. 15세에 나주군 다도면 운흥사(雲興寺)에서 벽봉민성(碧峰敏性) 스님에게 출가하였다. 19세에 영암의 월출산에서 깨침을 경험하였다.

이후 해남의 대흥사에서 완호윤우(玩虎倫佑) 스님에게 구족계를 받고 초의라는 법호를 받았다. 초의 선사는 법계상으로 서산청허의 10세손에 해당된다.

초의 선사는 그림에 능숙하여 탱화와 단청에 뛰어났고, 글씨에도 일가견이 있었으며, 시(詩)에도 정통하였다. 이후 정약용과 김정희 등과도 깊은 교우를 맺었다. 또한 일지암을 중건하여 해동 차문화의 초석을 다졌다.

일지암에서 초의 선사는 『초의선과(艸衣禪課)』와 『선문사변만어(禪門四辨漫語)』와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 등을 저술하였다.

또 다른 저술로는 자신의 시를 모아서 낸 『초의시고(艸衣詩稿)』라는 시집과, 『일지암시고(一枝庵詩稿)』, 『일지암문집(一枝庵文集)』, 『진묵조사유적고(震默祖師遺蹟攷)』, 『문자반야집(文字般若集)』 등이 있다. 초의 선사는 시(詩), 서(書), 화(畵)에 두루 뛰어났으며, 다도(茶道)와 선리(禪理)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한국불교전서본에 수록되어 있는 초의시집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권상에는 홍석주(洪奭周)의 서문과 신위(申緯)의 서문이 있고, 시 102편이 수록되어 있다. 권하에는 시(詩) 44편, 문(文) 16편, 신헌(申櫶)의 초의대종사탑비명, 윤치영(尹致英)의 발문과 신헌구(申獻求)의 발문과 원응계정(圓應戒定)의 발문이 있다.

추석날 새벽좌선(정묘년 쌍봉사에서)〔八月十五日曉坐(丁卯 在雙峰)〕

북창에서 자고 일어나보니

은하는 기울고 밤이 지샜네.

사방은 높고 깊은 산인데

외딴 암자 호젓할 뿐이네.

밝은 달이 누각에 찾아드니

살랑살랑 바람 난간에 이네.

촉촉한 기운 나무에 가득하고

대나무 줄기에 이슬이 넘치니

검소한 생활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 모습 보고서 얼굴을 찡그리네.

남들이사 이 마음 몰라주니

세간의 궁금증

변명하지 않으려네.

어찌 미연에 방지하지 않고서

서리 맞은 뒤에 추위를 싫어하랴.

시나브로 동녘이 밝아오니

새벽안개 안산에 일어나네.

惺起北窓眠 河傾遙夜機

四山舜且深 孤菴寂而閒

皎皎月入樓 鷗鷗風生欄

沈沈氣冪樹 零露流竹竿

檢素終違己 對此還苦顔

人不解意表 難超嫌疑間

胡不防未然 履霜方惡寒

漸看東頭明 曉霞起前山

당귀 캐러 산에 가다(경오년 대둔사에서) 〔秋日書懷(四首)-采山俱行(庚午 在大芚寺)〕

당귀 캐려고 당귀를 캐려고

높은 산 오르고 험한 산 넘네.

골짜기는 넓어 이슬이 많고

산은 깊어 아지랑이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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