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제목을 금하산책(金河散策)이라고 한다. ‘금하(金河)’는 광덕(光德) 스님의 당호(堂號)이다. 스님이 출가한 범어사(梵魚寺)의 산 이름이 금정산(金井山)이므로 ‘금하(金河)’는 금정(金井)에서 발원(發源)한 강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당호를 지은 이의 뜻과는 무관한 내 생각이다.
내가 그러한 광덕 스님의 당호를 취해서 ‘금하산책’이라고 이 글의 제목을 삼은 것은, 강변을 소요하면서 때로는 그 물에 발을 담그고 때로는 손과 얼굴을 씻기도 하며 목이 마르면 한 모금 떠 마시면서 풍광(風光)에 젖듯이, 광덕 스님이 개착(開鑿)한 금하의 강변을 발길 닿는 대로 거닐면서 광덕 스님을 비롯하여 만나는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함이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는 세상 일에 찌든 때 묻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고, 불교와 그 밖의 여러 가지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강변을 오르내리다 보면 강심(江心)에 뜬 달이 유혹도 할 것이다. 굳이 그 유혹을 뿌리칠 이유는 없다. 다만 탐닉(耽溺)하는 것을 저어할 따름이다.
나는 그 이유를 증도가(證道歌) 중에서 찾고 있다. 문장이 고졸(古拙)한 탄허(呑虛) 스님의 번역을 인용하기로 한다.
이미 능히 이 여의주를 알지니
자리(自利)하고 이타(利他)함에
마침내 다함이 없도다.
강월(江月)이 비치고
송풍(松風)이 붊이여
긴 밤(永夜) 맑은 밤(淸宵)에
무엇을 하는 바인고.
旣能解此如意珠 自利利他終不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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