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여 송곳 꽂을 땅도 없으나 기상은 수미산을 누를 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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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여 송곳 꽂을 땅도 없으나 기상은 수미산을 누를 만하네
  • 관리자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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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가 깃든 산사기행|/ 순창 영구산(靈龜山) 구암사(龜巖寺)

이른 아침 집을 나서 서울 한쪽에서 출발한 구암사행 발걸음이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정읍 내장산을 굽이굽이 넘는다.

지난 가을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을 산 이곳저곳이 텅 비어있다. 빈 주차장과 한적한 길 모퉁이가 겨울 내장(內藏)의 숨겨진 풍광처럼 다가온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순창군청에 이르고 보니 한나절이 훌쩍 지났다.

옛 군지와 몇 가지 자료를 살펴보고 발길을 재촉한다. 왔던 길을 되밟아 백양사 이정표를 지나쳐 영구산 구암사 들머리에 도착하니 짧은 겨울해가 한참을 이울었다.

‘구암사 1Km’를 알리는 푯말을 지나 산 아래로 바짝 다가서니 콘크리트 길이 산을 향해 오르고 있다. 순간 구암사 오르는 길의 깊고도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소문이 아쉬운 듯 고개를 내민다.

“구암사가 얼마나 높은 곳인가 하면 정읍역에서 보면 내장(內藏)이 까맣고 내장에서 보면 순창 넘어가는 재가 또 까만데… 순창은 실로 산꼭대기 고을이어늘 구암은 순창에서도 또 까많다.”

위당 정인보의 70여 년 전 기행문인데 그 ‘까맣다’는 실토(實吐)는 그 옛날 구암사의 높이뿐만 아니라 그 깊고도 아득한 길과 절의 풍광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었으리라.

영구산 구암사(龜巖寺)는 백제 무왕 35년(624년) 숭제(崇濟) 법사에 의해 창건된 후 조선 태조 원년(1392년) 각운(覺雲) 선사가 중창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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