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대원사를 찾아가는 초행길, 고속도로의 속도에 떠밀려 엉겁결에 금산사 나들목으로 내려섰다.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 또한 산을 넘지 못한다던가. 길 또한 산과 물을 넘기 어려워 굽이굽이 산을 돌아 낮은 고개를 찾아 넘는다. 모악산 동쪽, 완주군 구이면에 가닿는다.
모악산(母岳山)은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에 우뚝 솟아있다. 금남호남정맥과 함께 달리던 산줄기가 금남정맥과 갈라져 만덕산(762m)을 넘으면서 그 이름을 호남정맥으로 바꿔 단다. 일제 강점기, 그리고 최근까지도 노령산맥으로 개명되었던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산줄기이기도 하다. 모악산은 이어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조계산(884m) 등 호남 땅 462km를 굽이치는 쟁쟁한 산줄기를 줄줄이 일으켜 세우니 그야말로 호남정맥의 모악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옛부터 엄뫼, 큰뫼로 불렸다는데 산 아래에 있는 ‘쉰길바위’가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형상과 같아서 그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호남정맥 동쪽은 섬진강, 서쪽은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등 호남 너른 들의 크고 작은 젖줄을 내놓으니 과연 ‘엄뫼’라는 이름이 더욱 그럴 듯하다.
대원사(大院寺, 063-221-8502)는 모악산 동쪽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삼국통일 직전 열반종의 개창조 보덕 화상의 제자인 일승(一乘), 심정(心正), 대원(大原) 스님 등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대략 백제 의자왕 20년(660) 경으로 전하고 있는데 세 스님은 보덕 화상으로부터 열반종의 교학을 배운 뒤 고대산(孤大山, 高達山, 高德山, 603m) 경복사를 떠나 건너편 모악산 기슭에 대원사를 세우고 멀리서나마 스승인 보덕 화상이 있는 곳을 바라보면서 수행하였다고 한다.
『삼국유사』에는 당시의 절 이름을 대원사(大原寺)로, 『동국여지승람』에는 대원사(大圓寺)로 적고 있는데 1857년 초의 선사에 의해 묶여진 『진묵조사유적고(震默祖師遺蹟攷)』에는 대원사(大元寺)로 적고 있어 현재의 사명과 혼동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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