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많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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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많아 행복합니다
  • 관리자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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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이 만난 사람/전채근 대전시 공무원 교육원장

전채근(59세) 대전시 공무원교육원장은 향림(香林)과 법흥(法興)이라는 법명(法名)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49세의 늦은 나이에 방송대에 입학, 올빼미라는 별명이 일러주듯 피나는 주경야독 끝에 방송대를 졸업하고 연이어 대학원에 들어가 전 학기 학점 만점으로 석사모를 썼다. 올 초에는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59세의 나이에 ‘재가노인복지서비스의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0여 년간 그는 성실한 공무원이자 학생이었고, 수행과 포교(새벽예불, 동산불교대 졸업, 99년도 조계종포교사, 대전시공무원불자회 탄생의 주역)에 열심인 불자였으며, 후학을 지도하는(2000년부터 우송대학교 겸임교수) 등 1인 4역을 충실하게 해냈다. “모든 것을 수행으로 생각하니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다 부처님 덕분.”라는 그의 말을 듣다 보면 불자라는 자긍심이 절로 난다.

고난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지난 65년 공채로 9급 공무원이 된 이래 89년에 사무관, 대전시 보건계장을 거쳐 청소년, 교통복지정책과장, 시의회전문위원, 대덕구청 총무국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쳐 현재 대전시공무원교육원장(3급)인 그에게 고난은 삶의 자양분이 되었다.

4남매의 장남이었던 그의 삶은 중학교 2학년 때 부친상을 당하고 나서 더욱 고단해졌다. 전교에서 1, 2등 하는 우수한 성적이었지만, 통학할 차비도 없는 형편이었는지라 인근의 농고(3년간 장학혜택)에 들어갔다. 청소년기에 갈등도 많았지만 고생하시는 홀어머니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대학 진학은 꿈도 못 꿔보고 고교 졸업과 동시에 공무원이 되었고, 최선을 다했다. 아침 일곱 시면 출근하는 성실성에다 청렴하고, 업무 능력이 탁월한 그야말로 모범공무원의 표상이었다. 그런데도 승진에서 탈락, 마음 고생을 했다.

“가난 때문에 받는 고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컸지요.”

아내가 남편을 이끌고 식장산 개심사로 향했다.

“그날따라 새삼스레 ‘등에 북두칠성 같은 점이 있으니 불교를 믿어야 한다’는 어머니 말씀도 생각나고, 풍경소리, 목탁소리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날 ‘나만 열심히 살면 그뿐’이라는 고집이 사그라졌다. 그의 말을 빌면,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한 불자가 되었던 것이다.

“주지스님께서 새벽예불을 드리라고 권하시는데, 그저 스님 말씀을 따라야겠다는 생각뿐 다른 생각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그는 지금까지 근 8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두컴컴한 새벽 산길을 올라 새벽예불에 참석, 그 뒤로 승승장구 승진도 하고, 평생의 한이 되었던 학업 성취의 원도 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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