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기일(忌日)]
오늘은 어머니의 두 번째 기일입니다.
절에서 제사를 모시는 터라 저는 가지 못하고,
아침에 병원에서 나름대로 어머니를 위해
광덕큰스님이 가르쳐 주신 가정제례의식과,
평소에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던
천수경, 금강경, 그리고 보현행원품을 독경해 드렸습니다.
지금쯤은 사시(아침 10 시)에 시작한 제사도 끝났을 터이라,
한가히 앉아 어머님을 생각해 봅니다.
어머니는 저를 세수 40 이 가까워서야(39) 낳으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기억에 있는 어머니의 모습은
50 대 중년 이후의 모습이 가장 젊으실 때 모습니다.
무심한 아들들이 대개 그렇듯,
저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미인(美人)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그것은 흔히 보이는 아들들의 어머니 관(觀) 외에도,
젊은 어머니의 모습이 제 기억엔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참 미인이셨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머니 가신 후 일주기(一週忌)를 즈음해서
기념 책("칠보 연못에 꽃향기 되어", 도서출판 건아사)을 발간할 때였습니다.
어머니 사진이 있으면 싣자는 출판사의 말에 없는 사진을 찾다가
문득 40 대 때 지리산 화엄사 각황전(覺皇殿)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그 사진의 어머니는 참으로 화사하신,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40 대 미인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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