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소굴(花笑窟)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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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소굴(花笑窟)을 찾아서
  • 관리자
  • 승인 2007.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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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인연이야기

우리 일행(백제불교와 화엄산악회 회원들)은 아침 일찍 대전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수덕사로 향하였다. 먼저 수덕사 대웅전에 들러 참배를 하고 안면도로 향하였다. 안면도 세계 꽃박람회장을 찾았지만 너무 일러 인연이 아닌지 반겨주지 아니 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결국 우리들은 차만 타고 서해대교를 바람처럼 몰려다니며 주마간산격으로 관광하였다.

해질 무렵, 갈 길은 멀었지만, 화소굴(花笑窟)에 계신 수덕사 주지스님을 뵙지 못하여 다시 수덕사를 찾았다. 화소굴은 잘 지은 황토 한옥 기와집으로 참으로 아름다운 집이었다. 화소굴, 그 이름을 곰곰 음미하자니 염화미소(拈花微笑)가 떠올랐다. 아마 스님께서도 그러한 의미를 염두에 두고 이름지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처님이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한 가지 연꽃을 들고 말없이 대중을 바라보았을 때 아무도 응대하는 사람이 없었으나, 마하가섭만이 이심전심으로 부처님의 참뜻을 깨닫고 미소지었다.

이에 세존께서 “나에게 정법·열반·실상·미묘법이 있으니, 이제 마하가섭에게 부촉한다.”라고 하셨다. 이는 선종의 기원이 되었고, 그처럼 염화미소에는 깊은 뜻이 갈무리되어 있다.

우리 일행은 화소굴에 들러 스님께 인사를 드렸다. 앉자마자 차가 들어왔는데, 우리가 바삐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신 시자스님의 배려였다.

절에서 차를 대접받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차를 마시면서 대개 중요한 법문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지스님께서는 멀리 출타하셨다가 우리를 만나기 위하여 급하게 달려왔다고 하시면서 말문을 여셨다. 스님께서는 이런저런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서 작은 복주머니 하나씩을 선물로 나누어 주셨다.

모양과 색상이 다르며 예쁘게 잘 만들어진 복주머니였는데, 내게는 붉은 색 작은 복주머니가 돌아왔다. 우리 민속에서 음양오행설은 오방색으로 동쪽 목(木)은 청(녹)색 ·서쪽 금(金)은 흰색·남쪽 화(火)는 붉은 색·북쪽 수(水)는 흑(남) 색·중앙 토(土)는 노랑(황)색 등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 오방색의 상징적 동물은 동쪽의 청룡(靑龍)·서쪽의 백호(白虎)·남쪽의 주작(朱雀)·북쪽은 현무(玄武)로 나타낸다. 이 오방색은 무병장수나 재액을 막아준다고 하여 점도 친다.

이어 스님께서는 만면에 미소를 띠면서 우리에게 화두를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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