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오선사 어록] 달리 어디서 깨달음을 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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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오선사 어록] 달리 어디서 깨달음을 구할 것인가
  • 김지수
  • 승인 2007.10.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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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도를 알아본(깨달은) 뒤에 도를 제대로 닦기 시작하고 도를 닦은 뒤에 도를 증득하는〔夫見道而後修道 修道而後證道〕 것이니, 이는 모든 성인이 함께 거치신 길이요, 만고불변의 확정된 이론입니다(이른바 ‘先悟後修’를 뜻함:옮긴이). 그러나 도를 알아보는(깨닫는) 걸 어찌 쉽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교종(敎宗)에 따른다면, 반드시 (경론의 이치에 대한) 원만한 이해가 크게 열려야〔大開圓解〕 하고; 선종(禪宗)에 의한다면, 반드시 첩첩 관문을 곧장 꿰뚫어야〔直透重關〕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도 닦는 걸〔修道〕 논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곧 눈 먼 봉사 문고리 잡기 식 소경 수련〔盲修鍊〕이 되고 마니, 담에 부딪치고 벽에 머리 찧다가 마침내 구덩이에 떨어지고 늪에 빠지는 꼴을 면할 수 없습니다.

오직 정토 염불 법문 하나만큼은 그렇지 않습니다.(아미타경에서 말씀하신 대로) “여기서 서쪽으로 10만억 불국토 지난 곳에 ‘극락(極樂)’이라는 명칭의 세계가 있는데, 그 곳에 ‘아미타(阿彌陀)’라는 명호의 부처님께서 지금 현재 설법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단지 그 곳에 왕생하길 발원하며 그 부처님 명호만 지송하면 곧 그 곳에 왕생할 수 있답니다.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마음과 눈으로 친히 아시고 보신 경계이며, 결코 보살·벽지불·성문의 삼승(三乘) 성현들이 알아 볼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마땅히 부처님 말씀을 굳게 믿고 그에 따라 그 곳에 왕생하길 발원하며 아미타불 명호를 지송하여야만 됩니다. 이는 곧 부처님의 지견(知見)으로 우리 자신의 지견을 삼는 것이며, 그밖에 다른 깨달음의 법문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법문의 수도(修道)는 반드시 깨달은 뒤 법에 따라 갈고 닦고 익히며, 마음을 추스려 선정을 이루고〔攝心成定〕, 선정으로 말미암아 지혜가 터지고〔因定發慧〕 지혜로 말미암아 미혹을 끊어야〔因慧斷惑〕 합니다. 터진 지혜에는 우열이 있기 마련이고, 끊은 미혹에도 깊이(정도)의 차이는 있는 법이니, 그런 것을 모두 따진 다음에야 바야흐로 후회할지 안 할지(不退轉의 여부)가 판가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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