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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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
  • 관리자
  • 승인 2007.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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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나의 다짐

제가 언제나 느끼는 것은 부처님의 자비 광명은 무한하고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한한 자비광명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무심코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이러한 느낌을 받고 이해하기까지의 얘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저는 ‘친정어머님이 절에 다니시니 나 역시 불교인이다’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갖고 있었으며, 결혼한 후에도 역시 초하룻날과 큰 행사가 있을 때만 절에 가끔씩 다녀온지라 불교에 대한 지식은 거의 우매했습니다. 다행히 불교 교리에 밝은 여동생의 도움으로 반야심경과 천수경을 접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리 가족은 가슴 아픈 일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남편, 아들, 딸 그리고 저 이렇게 우리 네 식구는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만 했습니다. 15년 넘게 길러온 자식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 너무나도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원망스럽고 정말 억울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내가 이토록 사랑하는 아들이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마음 편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야말로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아들이 편안하게 떠날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지 다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출상하던 날 새벽에 갑자기 삼귀의조차 불러본 적 없는 제가 ‘찬불가를 불러주면 죽은 아들이 극락세계에 편안히 잘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잘 알지도, 못하는 찬불가 몇 곡을 소리내어 부르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친지분들과 식구들은 저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봤지요. 그 때의 제 행동은 영가의 뜻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동생의 도움으로 가까운 사찰의 스님이 오셔서 염불을 해주셔서 아들을 더 편하게 가게 해줄 수 있었습니다.

슬픔에 빠져 정신없이 장례식을 치르고 나니 마음이 어수선했습니다. 죽은 ‘아들을 위해 내가 더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생각하던 중, 친정어머니와 동생이 49재를 올려주는 게 좋겠다고 했고, 가까운 곳에 불광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생의 소개로 주지스님의 안내를 받을 수 있었고, 영가 법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법문을 듣고 나니 혼란스럽던 생각들이 사그라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 날의 법문은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불교에 귀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아픈 사연을 갖고서 불광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날이 96년 1월,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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