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손길
“혼자 누워서 울고 있노라면 슬퍼 죽겄소.”
살림도구 하나 없는 빈 방에 하루 종일 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이옥례(78세) 할머니의 힘겨운 첫마디였다. 입을 열 때마다 쭈글쭈글한 입가를 타고 흐르는 침이 애처로움을 더한다.
할머니에게 더 이상 말을 시키는 것은 무리였으나 할머니는 연신 흐르는 침도 아랑곳않고 천천히 말을 이어나간다.
“어떻게 살았는지 다 잊어먹었소. 내가 몇 살 먹었는지, 아들딸이 있는가 없는가도 모르겄소. 잠깐 잠깐 어머니, 아버지 얼굴이 생각나긴 하는데 금세 지워지니…. 답답해 죽겄소.”
할머니는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으로 고생하다가 올 봄 흔히 말하는 중풍의 한 가지로서 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다리가 마비되어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 후로는 기억력이 감퇴하여 도통 옛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현재 자신이 누워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반 식물인간이 되어 하루하루를 한숨과 눈물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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