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옛 일을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상태바
오늘의 옛 일을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 관리자
  • 승인 2007.10.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화가 깃든 산사기행|/삼각산(三角山) 중흥사(重興寺), 태고사(太古寺)

철갑 을 두른 듯한 남산 위의 저 소나무를 볼 수 없고, 천년 솔향 아득했을 삼각산의 모습 또한 찾아 볼 수 없는 오늘이다.

더불어 잊은 것이 어디 그뿐이랴. 천년 솔바람으로 태교를 하던 옛사람들의 멋스런 삶도 잊은 지 오래고 귀하디 귀한 자손 얻고자 이른 새벽 산에 올라 정성 다해 빌었을 조상님네의 순한 마음이며 그 기도처로써, 수행처로써 흠모해왔던 저 산[靈山]에 대한 믿음도 까맣게 잊은 지 이미 오래다.

오늘이란 바로 내일의 역사일 터! 그런데 오늘 우리는 옛일도 미처 알지 못한 채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기억마저 망가뜨리는 일(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에 미쳐 앞 뒤 가릴 것 없이 달려 들고 있으니 우리에게 과연 내일이란, 역사란 있을까 싶다.

그런 안타까움이 오늘 우리가 찾아가는 삼각산 중흥사, 태고사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저 북한산성을 지키던 호국사찰로만 알려져 있는 중흥사와 태고사. 산 깊고 물 맑은 삼각산의 한 가운데 앉아 수행처로써 밤하늘의 별처럼 빛났을 영광스런 옛 이야기는 또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서울 시민의 친근한 산이 되어버린 북한산의 제 이름은 삼각산(三角山)이다.

북한산(北漢山)이라는 이름은 일제가 삼각산 일대의 유적을 조사해 발표한 「경기도고양군 북한산 유적조사보고서」에 의해 ‘창씨개명’처럼 바꿔치기 된 이름이다. 이 땅을 지켜온 눈과 마음 속에 수천년 백운·만경·인수 세 봉우리 우뚝한 산이 분명한데 그 생김새, 그 뜻을 알 수 없는 그저 한강 북녘의 산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삼각산이 어떤 산이던가. 백제의 온조왕은 이 산에 올라 500년 도읍을 정했고 조선의 한양 땅 또한 이곳에서 한눈에 알아보았다 하니 참으로 보통 산은 아님이 분명하다.

그러하기에 조선은 이 산에 성을 쌓고 나라를 지키고자 했고 신라, 백제, 고구려 삼국은 이 산을 넘나들며 한반도의 통일국가로 나서고자 했다. 북한산성 축성 전부터 있었다는 중흥동고석성,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巡狩碑) 등이 치열했던 삼국의 각축장 삼각산의 중요성을 예나 지금이나 일러주고 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