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佛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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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연(佛緣)
  • 관리자
  • 승인 2007.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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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연이야기

우리 집안은 할머니와 그 윗대 할머니부터 어머니까지 독실한 불교신자였기 때문에 나 역시도 어머님을 따라 절을 자주 찾았고, 자연스럽게 불교와 연을 맺게 되었다.

누구나 그렇듯 때로는 어머니 등에 업히기도 하고, 종종 걸음으로 절을 찾으면 어머니 따라 절하고 기도했던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봉림사’로 소풍 가면 친구와 선생님들 몰래 대웅전 부처님께 삼배하던 기억이 남아 있는 것으로 봐서 불교와 나의 인연은 특별했던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와 같이 자연스럽게 맺어진 불교와의 인연은 세 번의 계기를 통해 불자로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불교 종립학교인 대구 능인(能仁)중학교 재학과 대학 불교학생회 활동, 그리고 아내와의 만남이다.

능인중학교는 대구에서 두 곳만 있었던 종립학교였다. 부모님 영향으로 자연스레 불교를 접했던 나로서는 능인중학교 분위기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조회대 위에 자리잡고 자비롭게 운동장을 굽어보는 불상과 아침 조회시간에 찬불가 합창, 일주일에 한 시간씩 주어진 불교독본 시간’ 등 타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정경이었다.

불교독본 시간은 내게 무엇보다 많은 영향을 미쳤다. 수업 시작 전 5분 정도 주어진 명상은 사유능력을 키워 주었고, 반야심경 독송과 학습은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최초의 구체적 학습기회였다.

“여러분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격체다. 그러나 인간에게 완성된 인격체란 없다. 다만 노력에 따라 좀더 나은 인격체가 될 뿐이다.”라는 불교독본 선생님의 말씀은 선지자로서 후학들에게 무엇인가를 암시하려 했던 고뇌로 기억된다.

카톨릭 종립학교를 다녔던 고등학교 때는 가끔 산사를 찾아 부처님을 면접(?)하는 것 외에 특별한 신앙생활이나 인연은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나 지금이나 고교시절은 꿈과 희망을 키우기보다 대학입시라는 절박한 과제 앞에 무력하기만한 평범한 청소년이었던 나 역시 다를 수 없었다.

대학 입학은 불교와의 인연에서 대전환을 가져 왔다. 지금도 ‘만약 대학시절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까’라고 생각해 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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