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새해, 꼭 이것만은
내가 달을 처음 본 것은 너댓 살 때 쯤으로 기억된다. 추운 겨울 밤 어머니 등에 업혀 밤길을 걸었다. 지금의 서울 남산도서관 부근에서 해방촌으로 가는 길인데 그 때만 해도 남산 순환도로가 생기기 전 산길이었다.
어머니는 포대기로 나의 머리까지 뒤집어씌우고 머리를 내밀지 말라고 하신 것 같았다. 나는 답답하기도 하고 밖의 풍경이 궁금해 자꾸만 고개를 내밀었다. 달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하야면서도 차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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