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신문이나 TV를 통하여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계곡에 자리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불상이 사라지는 모습을 마주한 사람들은 개인의 신앙을 떠나 거의 모두 혼란에 빠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슬람 원리주의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럴 수 있는가, 종교란 인간에게 어떤 것인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는 저렇게 이용·희생되는 것일까,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그저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가,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하는 이른바 성악설은 맞는 게 아닌가?’
몇 해 전부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이 부처님에 대한 파괴를 공식으로 선언해 왔으니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세계 각국과 UNESCO와 같은 국제기구, 심지어는 소련의 침공에 저항하여 게릴라전을 펼치는 이 나라를 가장 많이 지원해 준 이웃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에서까지 나서서 자제를 촉구하였지만 결국 1,500년 세월 동안 중생을 묵묵히 지켜보셨던 그 부처님을 폭약과 탱크, 로켓포까지 동원하여 완전히 파괴하고 말았습니다.
외국 기자들의 취재 접근을 막겠다고 하던 것과 달리 파괴 장면을 생생한 화면으로 방영하게 한 것을 보면, 그 정권 나름의 정치적 계산과 목적이 있었던 듯 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저는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런 만행에 가까운 행동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만이 저지르는가?’ 그러면서 우리 인류 역사에서 ‘종교와 신념이라는 허울을 쓴 잘못된 믿음’으로 저지른 똑같은 죄악의 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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