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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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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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요즘 이곳 미국에서는 학생들의 총기 살인사건으로 학교와 학부모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제는 고등학생들만이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도 총으로 학우들을 쏘아죽이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몇 주 전에 우리 서운사 어린이법회에 다니는 꼬마가 학교에서 일 주일 정학을 받았다. 이유인즉 같은 반 친구하고 말다툼을 하다가 상대편 아이가 몽둥이로 때려죽인다고 하길래, 자기는 순간적으로 몽둥이보다는 총이 더 힘세니까 그러면 나는 총으로 쏘아서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상대편 아이가 선생님한테 아무개가 자기를 총으로 쏘아죽인다고 했다고 일러버린 것이다.

그래서 두 아이는 교장선생님한테 불려가게 되었고 자초지종을 다 듣고 난 교장선생님은 두 아이의 학무모를 불러서 둘 다 정학을 주었는데, 총으로 죽이겠다고 한 아이에게는 일 주일 정학을 주고 몽둥이로 죽이겠다고 한 아이에게는 삼사 일의 정학을 주었다는 것이다.

아이의 어머니들은 자기 아이들이 정말로 그럴 뜻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말로 그렇게 한 것뿐이라고 열심히 변호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얼마 전에 이 곳 미국에서 초등학생 아이가 반 친구를 총으로 쏘아서 죽였는데, 그 아이 역시 처음에는 그냥 말로 그랬을 뿐인데 나중에 친구들이 진짜로는 쏘지도 못할거면서 말로만 했다고 겁쟁이라고 놀리는 바람에, 화가 나서 실제로 자기 집에 있는 총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친구를 죽인 것이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현재 총기를 제대로 보관하지 못한 그 아이의 부모까지 함께 벌을 해야 하는지 한창 논란 중에 있다.

어제는 매월 정기법회가 있었는데 법회가 끝난 뒤 차를 마시면서 정학을 받은 아이의 어머니가 열심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같은 또래의 젊은 보살님들의 반응이 한결같이 학교에서 내린 처벌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절을 몇 년간 함께 다니면서 상당히 친숙하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들이라 아이 자체가 무슨 악의가 있거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내가 보아도 속마음이 따뜻한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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