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護國)의 염불(念佛) 소리 끝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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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護國)의 염불(念佛) 소리 끝이 없어라!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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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가 깃든 산사기행/ 금강산 건봉사(乾鳳寺) 가는 길

산을 에돌고 크고 작은 강과 개울을 건너야만 눈이 호사(好事)한다는 금강산 자락을 겨우 만날 수 있다.

건봉사(주지 도후 스님,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신안리 033-682-4946)에 일반인들의 자유로운 참배가 허락된 것은 남북 분단 30여 년이 훨씬 지난 ’89년의 일. 이후 손길이 닿지 않아 퇴락한 당우며 도량을 돌보는 일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겨울 추위를 피해 공사를 쉬고 있는 건봉사 들머리 2,3Km는 잘 닦여진 비포장 도로인 채로 오가는 참배객을 맞고 있다.

비포장 도로의 끝머리 낮은 담장 너머에 위치한 부도밭엔 50여 기의 부도를 비롯 건봉사의 역사를 기록한 사적비 등이 가지런히 앉혀져 있어 건봉사의 유구한 역사를 말없이 들려주고 있다.

부도밭을 지나 골 안으로 부는 바람을 따라 가면 일부는 흙으로 덮이고 일부는 시멘트로 덧씌운 옛 능파교(凌波橋)를 무심코 건널지도 모른다. 능파란 가볍고 우아한 미인의 걸음걸이. 고해의 파도를 헤치고 해탈의 부처님 세계로 건너간다는 의미를 이토록 아름답게 이름지은 말이 또 있을까. 복원불사의 눈길이 여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직 걷히지 않은 주변의 철조망과 군부대의 통제도 사방 10리(약 4Km)에 달하던 건봉사지(강원도 기념물 51호)의 세심한 복원을 더욱 간절하게 한다.

이런 저런 아쉬움으로 길을 오르니 불이문(강원도 문화재자료 35호)이 눈에 들어온다. 1919년에 지어진 이 문은 4개의 석주 위에 나무 기둥을 세워 지은 건물로 힘있게 쓰여진 해강(海剛) 김규진(金圭鎭)의 글씨를 문루에 이고 있다.

그런데 뒤돌아 보니 지나온 길엔 사찰에서 흔히 마주치는 일주문도 금강문도 사천왕문도 없다. 1928년 한용운 스님이 정리해 놓은 『건봉사급건봉사말사사적(乾鳳寺及乾鳳寺末寺史蹟)』 외에는 건봉사의 옛 기록을 찾을 수 없는 까닭에 그 산문(山門)들의 유무를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후세 사람들이 이 불이문을 세우면서 정면의 석주 중앙에 지혜를 상징하는 금강저(金剛杵)를 새겨놓음으로써 그 역할을 대신하게끔 한 것은 아닌지 추측해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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