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은 ‘단지’ 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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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은 ‘단지’ 보일 뿐
  • 관리자
  • 승인 2007.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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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설법/ 미얀마 사야도 우 빤디따

질문

대상(예를 들어 욕망과 같은)을 알아차리면, 이것은 사라져 버립니다. 이 말은 욕망은 일어나지만 알아차리면 그 영향력은 받지 않는 다는 것인지요? 다른 말로 한다면, 번뇌는 발생하나 알아차리면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의미입니까?

답변

질문은 간단합니다만 이 문제에 대해 상세하게 답변하겠습니다. 보통사람과 명상 수행자 사이에는 대상을 보는 방법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다섯 개의 감각 대상들(색, 성, 향, 미, 촉)이 다섯 개의 감각문들(눈, 코, 귀, 입, 몸)을 통해서 들어올 때 생각의 과정은 어떤 정신적인 순서(psychic order)에 따라 일어납니다.

어떤 보이는 대상이 눈에 들어오거나 눈의 감각적인 부분에 부딪혔다고 가정해 봅시다. 먼저 바방가(bhavanga, 생명 연속체)1) 의식이 두 세 번 찰나 간에 진동하고 사라집니다. 그 다음으로 다섯 개의 감각문에서 그 보이는 대상을 감지하는 의식이 일어났다가는 사라집니다. 이 단계에서 그 자연적인 흐름이 점검되어 대상에 대해 ‘아! 이게 무엇인가?’ 하고 말할 정도가 됩니다.

그로부터 생각의 순간들은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일어났다가 사라집니다.

·안식(눈 의식)이 바로 그 형태를 봄

·수용 의식이 이것을 받아 들임

·조사 의식이 이것을 조사함

·결정 의식이 이것을 결정함

위와 같은 과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됩니다. 생각의 순간들이 너무도 재빠르게 이어지기 때문에 인간의 능력으로 감지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섯 감각문에서의 생각(역자 주:전 5식)의 과정은 보이는 대상을 정신적으로 인식하는 마음―문의 생각(역자 주:제 6식)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마음 문의 감지 의식은 바방가 진동에 잇달아 옵니다. 이 단계까지 생각의 과정들은 기능적이고, 아무런 영향력도 갖지 않으며, 선도 악도 아닌 중성적인 의식입니다. 명상 수행자와 보통 사람들이 구별되기 시작하는 것은 이 두 상태의 생각 과정을 거친 후부터입니다.

보통사람들은 그 대상을 실제로 알게 될 때까지 그 대상의 이름과 개념에 대한 생각의 과정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 알게 된 개념들에 집착하여 종내는 세부적인 것까지 생각의 과정을 진행시킬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상황에 따른 욕심, 성냄, 어리석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것은 행위가 선인지 악인지를 판단하는 자극(자와나)2)의 단계에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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