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내일을 제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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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내일을 제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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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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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5주년 기념 특집

승가 교육 근본부터 다져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잡아함경에서 “중생의 복전인 종교인은 오개(五蓋:탐욕과 성냄, 혼침과 들뜸, 그리고 의심의 뚜껑)를 걷어내고 오분법신(五分法身:계율, 선정, 지혜, 해탈, 해탈지견의 몸)을 성취한 덕성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사람은 중생의 복전으로 존경과 보시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런 이에게 보시하면 큰 과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오늘날 우리 종단을 생각하니 짐짓 착잡하다. 불법(佛法)을 널리 전하여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면 출가자 교육에 더욱 힘써야 한다. 근본부터 다져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세월 격동의 역사 속에서 종단 또한 흔들림이 많았고, 그 와중에서 승가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지금부터라도 교육을 착실하게 시키면서 교육과 수행의 양 수레바퀴를 여법하게 굴리는 출가자를 양성하면 불교발전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 명성 스님 / 운문사 승가대학 학장

승과고시(僧科考試)를 시행해야 한다

불교라고 할 때 모든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부처님도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님들을 먼저 생각한다. 그렇다. 스님들은 불교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므로 불교를 발전시키려면 스님들의 실력과 자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스님들의 실력과 자질을 끌어올리려면 교육이 우선되어야 하고, 억지 교육이라도 시키려면 승과고시를 부활해야 한다. 승과고시를 철저히 시행해서 사미계나 비구계를 받을 때처럼 스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중앙의 원장, 부장, 국장, 본말사 주지, 칠직 등등의 소임을 맡을 때는 언제나 그 지위에 해당하는 고시에 합격한 스님을 먼저 임명하도록 하는 법규를 철저히 지켜서 시행한다면 너도 나도 공부를 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여타의 실력과 스님으로서의 품격도 향상되리라고 믿는다.

- 무비 스님 /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자기정체성 확립과 더불어 세계화 속에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교통, 통신의 발달로 전 세계가 일일생활권으로 편재되면서 모든 민족·국가·종교가 하나의 열려진 공간 속으로 내던져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한국불교는 자기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계화 속에서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처해 갈 것인가가 큰 과제이다.

첫째 : 연기적 세계관의 확립이다.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즉 서로 살리는 상생의 세계관을 새로운 문명의 비전으로 제시한다. 둘째 : 물질주의, 욕망, 소비주의 등이 빚어낸 환경파괴, 자원고갈, 빈부격차 등 지구적 위기를 명상, 무소유, 청빈생활을 통해서 극복해 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한다. 셋째 : 아직도 기아, 질병, 문맹의 고통 속에서 허덕이는 13억 이상의 인류에 대한 자비실천운동을 전개한다. 넷째 : 20C 내내 100년 동안 외세의 침략과 민족분단으로 고통받았던 민족의 수난을 완전히 극복하고 21C에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이룩한다. 다섯째: 수행, 봉사, 보시의 실천행으로 스스로 행복하고 사회에 헌신하고 자연을 보호하는 보살의 길을 시민운동(NGO)의 새로운 모델로 제시한다.

-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겸 월간정토 발행인

‘개별 맞춤수행’ 프로그램 개발과 ‘공동선추구 네트워크’을 형성하자

새로운 세기에는 인식 전환이 된 영적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을 얼마만큼 배출하느냐 그리고 그 밝은 힘을 효율적으로 세상에 펼치느냐에 따라 인류문명의 번영과 쇠망의 향방이 걸려있는 까닭에 불교가 ‘개별맞춤수행’의 불성개발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소이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영적 깨달음이 열린다는 것은 연기의 세계 속에 공동선(共同善)을 실천하는 자아로 일어나는 것과 동어의적인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성에 대한 깨달음과 더불어 자비행의 실천, 사랑의 실천이 일어날 때 이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현재 불교의 각 종단조직과 사찰과 단체가 더욱 소속된 분야의 역할과 전문성을 연마하면서 한편으로는 열린 네트워크을 통하여 이 사회와 세계에 전 지구적인 차원의 생명 구제의 그물망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별맞춤수행’ 및 ‘공동선을 추구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을 제언한다.

- 성덕 스님 / 불교자원봉사연합회 회장

각성과 일대 혁신으로 본래의 제자리를 찾자

한국불교는 지금 안팎의 여러 요인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불교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는 한국불교를 구성하고 있는 제 주체들의 제자리 찾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스님들은 승가 본연의 원융화합에 기초하여 수행과 중생제도에 매진해야 할 것이며, 재가불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화하는 다양한 신행운동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매우 원론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우리의 현실을 냉정히 살펴보면 사부대중 각자가 본래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각성과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승단과 교단의 권위를 회복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재가불자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점차 확대될 때 불교발전의 기반이 형성될 것이다.

- 청화 스님 / 실천불교 전국승가회 의장

자질있는 수행승과 교육받은 승려를 배출하자

첨단과학이 인간 운명을 크게 좌우하고 역사와 미래를 사회 각층의 정신지도자들이 책임져야 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면, 한국불교 승려들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밀레니엄을 목전에 두고 현대문명이 안고 있는 정신적 공황에 명확히 대답해 줄 수 있는 불교의 생명성과 초월성이, 훈고적 교리해설이나 기복신앙의 결과가 아니라, 현대의 세계상과 역동적으로 상호 협조하는 실존화에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는 불교인재, 특히 승려양성은 높은 교육과 품위있는 수행의 기술적 조화에 있다. 1994년의 조계종 불교개혁 때 고등교육 이수의 승려가 태부족하여 개혁종단출범에 적지 않은 고초를 겪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엘리트 승려 배출이 없으면 한국불교는 산중관광사찰의 절지기 노릇으로 전락하고 불교포교는 폐기 처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외유학승과 엘리트 승려교육에 과감히 투자하여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자질 높은 수행승들을 배출할 때 한국불교는 소생의 기미가 보일 것이다.

- 휘광 스님 / 뉴욕 불교사암연합회 회장

불교예불의식문의 한글화와 교단운영의 체제정비가 시급하다

내일을 향한 불교계의 시급한 과제가 어찌 한두 가지 뿐이랴만 두 가지만을 들어본다. 첫째, 모든 예불의식문과 용어를 쉽고 바르게 우리말로 통일해 써야 한다. 한글로만 쓴다고 해서 쉬운 말이 아니니, 부처님 가르침의 본디 뜻과 전통에 맞는 법답고도 쉬운 말로 바로잡아야 한다. 예를 든다면,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는 쉬운 말이기는 하나 삼보귀의의 본디 뜻과 부처님 가르치심의 진리[理法]와 승보[僧伽] 해석의 전통성에 맞지 않는다.

둘째는, 교단운영기구의 화합승가 이념에 맞는 새로운 체제정비이다. 사부대중[一切僧伽]과 승단[四方僧伽] 위에 군림하는 관료주의적 권력 기구가 아닌, 수행과 홍법을 위주로 하는 종단 및 각 사찰 본연의 과업을 계승 발전시키는 데에 도움되게 하는 운영업무만을 전담하는 사무기구가 되어야 한다. 종무 행정에 종사하는 장이나 대표스님의 위상을 지금까지의 세속적 권좌(權座)로부터 격하시켜서 사신공양(捨身供養)의 참된 귀명삼보(歸命三寶) 정신으로 봉사하는 심부름꾼의 자리가 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 김영태 /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원효학연구원장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종단운영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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