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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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깨라
  • 관리자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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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그늘/ 광덕(光德) 스님

광덕(光德) 스님이 즐겨 쓰는 말이 있다. 누가 찾아와 “형편이 이러 이러한 데 어찌하면 좋습니까”하면 “지금까지의 몽상(夢想)에서 깨어나야지”하신다. 한마디로 ‘꿈 깨라’다. 어찌 보면 무정하기 짝이 없다.

꿈꾸어 오던 희망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 ‘꿈 깨라’하면 그것은 ‘되지도 않을 일에 연연하지 말고 일찍이 단념해라’하는 말과 같다. 한가닥 희망을 갖고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이 말이 무정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이러 이러 하니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자상하게 조언을 해도 조언을 구하는 사람으로서는 긴가 민가할 터인데 한 마디로 ‘꿈을 깨라’하면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조롱하는 말로도 들리고 업수이 여기는 말로도 들릴 수가 있다. 그래서 스님을 냉정하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프랑스의 작가이며 철학자인 싸르뜨르는 “조언을 구하는 사람은 자기가 바라는 조언을 구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자기가 바라는 조언을 해 줄 사람을 찾아가서 조언을 청하게 된다. 이 사람이면 내가 바라는 조언을 해 줄 것이다 믿고서 찾아가 조언을 청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모처럼 별러서 찾아와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 ‘꿈 깨라’하니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좀 자상하게 대해 주면 안 되느냐 하면,

“사람마다 다 같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가 바라는 조언이 아니면 듣지 않는다. 설사 조언을 따른다해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중의 조언은 처음부터 현실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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