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무지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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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무지개의 추억
  • 관리자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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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행자의 목소리

나는 11년 전 내가 결혼하던 해, 친정 아버지께서 심한 간경화증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응급실로 가셨다는 급한 연락을 받고 그 옛날 아버지가 어린 나를 업고 허겁지겁 달려가셨던 것처럼 한밤 중에 정신없이 울면서 뛰어갔을 때가 아득한 꿈처럼 생각난다.

아버지는 한평생을 강인한 개척정신으로 ‘근검, 절약, 성실’이라는 세 낱말을 온몸으로 고해하듯이 몸소 실천하신 분이셨다. 땅은 가장 정직하다시며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기며 하루종일 논밭에서 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한 폭의 성화를 보는 것처럼 성스럽기까지 했다.

유난히 저녁 노을이 감나무 사이로 장엄하게 지고 마당의 꽃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며 아버지를 맞이하던 그날 아버지께선 고통과 노동으로의 지친 삶을 마감하셨다. 지금 이 세상에 안 계신 아버지의 일생을 막막히 바라보니 문득 어린 날의 동화 같은 아버지의 추억이 아스라하게 떠오른다.

그 때 내가 6~7세였으니 벌써 30여 년이나 되었다. 어린 시절 내가 자란 곳은 첩첩산중 깊은 산골마을이었다. 우리집은 아랫마을에서 뚝 떨어진 아주 외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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