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부처요, 한 생명체임을 깨달은 참사람들이 자비심으로 살아가는 땅이 바로 불국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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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처요, 한 생명체임을 깨달은 참사람들이 자비심으로 살아가는 땅이 바로 불국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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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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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 탐방, 전남 장성 백양사 고불총림 방장 서옹(西翁) 스님

'어찌 이다지도 다를까. 일주문 안과 밖의 모습...' 고불총림 백양사 산문에 들어서니 산빛, 물빛, 심지어 흐르는 바람결조차 달랐다. 그 알 수 없는 평온은 서옹 큰스님을 뵈면서 극대화되었다. "스님을 뵈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부처님의 미소와 어쩌면 그리도 같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 걷는 모습, 하시는 말씀, 일용상행(日用常行)의 정중동(靜中動)이 어쩌면 그렇게도 단아한 성품으로 여법하실 수 있을까." 라는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읽었던 글귀가 마음으로 깊이 다가왔다.

스님, 구순이 가까우신데 참으로 건강해보이십니다. 스님을 뵈면 부처님이 생각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듯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부처님입니다. 부처와 중생은 단지 부처임을 깨달았느냐 안 깨달았느냐가 다를 뿐이지요. 불자라면 누구나 부처가 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수행에 힘써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사바세계에 오신 뜻도 불성을 찾아 자비롭게 활발발하게 살라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스님, '어떻게 감히 부처님이 될 수 있을까'하여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 수행에는 관심조차 없는 이들도 많습니다.

"일단 인생이 허망하고, 고통 그 자리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잘못된 인생관을 근원적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실로 지금 세상은 구라파 문명이 세계를 휩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대를 알기 위해서는 중세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다 알다시피 서양의 중세는 유일신인 하나님이 주인이요, 인간이 종이 되어서 살았던 시대입니다. 그러한 시대에서 발전하여 인간주의를 부흥시킨 것이 르네상스아닙니까. 그 후로 과학문명이 발전하여 물질적으로 전에 없는 풍요로움을 구가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중세에는 신의 노예가 되어 살더니 이제는 물질의 노예가 되어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물질에만 치우쳐 살다 보니 자연 정신은 도외시되기 마련이지요. 물질에 끄달려 다니는 습(習)을 반성하고 우리에게 본래로 구족한 불성(佛性)을 개발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스님께선 현대문명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해결방법을 주창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현대문명은 물질의 노예가 된 이들이 만든 모래성과 같습니다. 현대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욕망철학으로 인해 인류는 멸망이냐 생존이냐 하는 문명사적인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입니다. 올초에는 엘니뇨 현상으로 폭설이 내려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더니, 며칠 전에는 또 때 아닌 우박으로 많은 농부들을 허탈케 했습니다. 이건 작은 징조에 불과하지만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단초입니다. 지금처럼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정복한다면 지구상의 생물이 다 죽어버릴 것입니다.

이 현대문명의 위기를 서양철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서양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야스퍼스는 '긴장된 마음으로 죽음을 숙시할 때 우리는 자각한 참다운 인간존재가 된다.'고 말했지만 생사를 초월한, 절대적으로 자유자재한 경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오늘의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참선수행밖에 없습니다. 참선을 통해 우주의 실상을 깨달으면 만물이 평등한 근본자리에 있다는 것을, 모두가 부처요, 한 생명체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니고,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한몸이요, 절대 평등한 이치를 깨달을진대 어떻게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할 것이며, 누가 누구를 핍박하고 괴롭힐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내가 전적으로 현대문명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 본래의 진실한 인간상을 찾아 모든 것을 동일 생명체로 보는 자비로운 생명관으로 새롭게 역사를 창조할 때 평화로워진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을 뿐입니다."

스님께서 30여 년 동안 진력해오신 참사람 운동의 의미를 어느 정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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