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응보의 원리를 논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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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응보의 원리를 논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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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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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光大師嘉言錄 2

인과응보의 법칙은 불교에 입문하는 첫 걸음이자, 유교의 대학(大學)에서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誠意〕 마음을 바로 하며〔正心〕 자신을 닦고〔修身〕 집안을 거느리며〔齊家〕 나라를 다스리고〔治國〕 천하를 평정하는〔平天下〕중요한 바탕이기도 하네. 그러므로 인과법칙은 세간이나 출세간의 성인 모두가 천하를 다스리고 중생을 제도하는 중대한 권능일세.

지금 세상에서 만약 인과응보를 나라 구하고 백성 구제하는 급선무로 삼지 않는다면, 설령 그대의 지혜와 재주와 도덕이 제아무리 높고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모두 헛것에 지나지 않게 되네. 도리(道理)를 말하지 않으면 왕법(王法)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지.

옛날 성현들은 어느 누구도 전전긍긍하며 자기를 꽉 붙잡아 지니지〔操持〕않은 사람이 없었네. 그래서 그 마음이 빈공궁핍이나 부귀영달에 따라 오락가락 흔들리지 않았지. 맹자(孟子)가 말한 대로, 곤궁하면 홀로 자신을 착하게 닦고, 영달하면 천하 중생을 두루 바르게 교화한 걸세(窮則獨善其身, 達則兼善天下).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일상생활과 언행에서 부자·형제간이나 부부 사이조차도 하나하나 법대로 하지 못하는군. 조그만 지식이나 식견이 있어도 곧바로 특출한 위인이나 되는 것처럼 함부로 떠들어 대네. 권세를 얻지 못했을 때는 망령되고 맹목적인 주장을 횡설수설하여 세상을 현혹시키고 중생을 속이는가 하면, 일단 자리를 차지한 경우에는 포악하고 못된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내어 나라를 망치고 백성을 해치기 일쑤이지.

이러한 병폐의 뿌리는 모두 그의 부모나 선생들이 맨처음 가르칠 때부터 일찍이 인과응보의 도리를 제대로 일깨워주지 않은 데서 비롯되네. 가령 조금만 인과응보의 법칙을 안다고 해도,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일으킬 때마다 저절로 조심과 두려움이 들어 감히 제멋대로 방종하지는 못할 걸세. 그러면 설사 성현이 되려고 바라지 않는다 할지라도, 깊은 연못에 임하고 얇은 살얼음을 밟듯이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겠지.

그러기에 천부자질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더더욱 가깝고 얕은 곳으로부터 손대야 하네. 선이 조그맣다고 그냥 지나쳐 버리지 말며, 더구나 악이 조그맣다고 무심코 저질러서는 안 되네(勿以善小而不爲, 勿以惡小而爲之).

어려서부터 길들여 타고난 천성처럼 만들어야 하지. 마치 어린 나무에 버팀목을 받쳐 곧게 세워 주면 크게 자라서는 줄기를 일부러 구부러뜨리려고 해도 굽혀지지 않는 것과 같은이치가 될 걸세.

한의학에서 병을 치료할 때, 급하면 바깥 증상을 다스리고 여유가 있으면 근본원인을 다스리는 게 의술의 기본이라네. 예컨대 어떤 사람이 목구멍에 종기가 부어올라 음식도 삼키기 어렵고 숨까지 내쉬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해보세.

그러면 반드시 먼저 그 종기를 풀어 가라앉힌 다음에 병의 근원을 찾아 오장육부를 잘 조리(調理)해야 하지 않겠나? 만약 종기를 처리하지 않는다면 우선 당장 사람이 죽을 판인데, 설사 병을 뿌리채 뽑을 수 있는 훌륭한 처방과 신령스런 약초가 있다고 할지라도 어느 세월에 써볼 재간이 있겠나?

인과응보의 법칙은 바로 지금 세상의 종기를 가라앉히는 미묘한 법문일세. 그러나 인과법칙은 증상과 근원을 함께 치료하는 약이네. 낮은 근기의 초보자는 잘못을 고쳐 선행을 닦아 나갈 수 있으며, 높은 근기의 통달자는 미혹을 끊고 진리를 증득할〔斷惑證眞〕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셈이지. 아래서는 어리석은 범부나 아낙으로부터 위로는 부처의 과보를 원만히 성취하기까지 한결같이 이 인과법칙의 보약을 떠날 수 없으니, 어찌 단지 바깥 증상만 치료할 뿐이겠는가?

인과응보의 법칙은 세간이나 출세간의 성현 모두가 평범을 갈고 닦아 성스러움을 정련(精煉)해낸 거대한 용광로와 같네. 만약 맨처음에 인과법칙의 궁리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면, 설사 선종과 교학(敎學)에 통달한 뒤라도 인과응보의 사슬에 잘못 걸려드는 수가 있지. 한번 인과응보에 잘못 걸리면, 타락은 분명한데 거기서 헤어나 올라 올 길은 참으로 막연하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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