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연 이야기
내가 태어난 곳은 당진의 외진 해변에서 가까운 심훈의 <상록수>로 유명한 부곡 마을이다. 또한 부도사건으로 세간을 시끄럽게 한 한보철강이 접해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일본식민지 통치가 극심하던 시절에 태어났으니 지금같이 종교를 비롯해서 모든 활동이 자유로운 때가 아니었다.
내가 태어난 곳에는 사찰이나 기타 종교시설이 없는 형편이었다. 고작해야 일년에 한두 번 절에 다니는 보살들을 통해서 어머니께서 자식들 위하여 곡식을 형편껏 보낸 것이 전부였다.
해방이 되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집에서 사오십 리 떨어진 당진 중학교에 입학했었다. 내가 수학여행을 갔을 때가 6.25사변 바로 전으로 생각되는데 수학여행으로서는 내 평생에 제일 처음이었다. 행선지는 덕산 덕숭산에 있는 수덕사였다.
그때 수덕사 근처에는 일반 음식점이나 민가는 찾아볼 수 없는 때였다. 우리 학생 수는 사오십 명 정도였던 것같은데 그 인원이 지금의 대웅전 바로 밑의 넓은 요사채에서 숙박을 했었다. 또한 대웅전에 대한 설명을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고, 대웅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각인시키려고 애썼다.
요사채 옆에 큰 솥을 걸어놓고 밥을 지었던 것이 기억이 나는데 그 매케한 연기와 구수한 밥냄새가 오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상에 남아 있다.
수덕사에서 하룻밤을 자고 덕숭산을 오르며 정혜사를 거쳐 그 산을 넘어서 몇 개의 산을 넘고 넘어 서산에 있는 개심사까지 강행군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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