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시대의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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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시대의 부처님
  • 관리자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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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그늘에 살며 생각하며, 불모(佛母) 청원 스님

"스님, 정말 장관입니다. 귀한 손 한 번 만져봅시다."

공평아트홀 1층 전시장(10월 1일∼10월 7일)을 죽 돌아 보던 한 노보살님은 갑자기 스님의 손을 덥썩 잡고는 눈물까지 글썽거린다. 노보살님의 표현을 빌지 않더라도 청원(靑苑, 43세) 스님의 이번 첫 개인전은 그 규모면에서도 입이 떡 벌어지게 한다. 우선 작품의 크기에 놀라고(좌불상의 경우도 대개 보통 사람 키의 두 배 가량됨), 또 그 섬세함과 화려함과 실감나는 표현에 감탄하게 된다. 기존의 여느 사찰이나 전시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불보살님들의 모습들이다. 그런가 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형상화한 현대적인 작품들도 있다.

청원 스님은 우리 시대에 흔치 않는 불모(佛母-부처님의 상을 조성하는 스님들을 부르는 말)다.

아니 불교조각에서는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탱화를 그리는 스님들은 몇 분 계시지만 조각으로 불보살상을 조성하시는 분은 유일하다시피 한 것이다. 삼국시대와 신라, 고려까지만 하더라도 불상조성은 주로 스님들이 해오던 일이었다. 그러나 어느 때인가부터 이 일은 세인들의 손에 넘겨졌다.

그리고 그 동안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답습 정도가 아닌가 하는 데 많은 사람은 동감을 표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통을 제대로 지켜오는 것도 아니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 세상과 유리되어 대중화되지 못한 느낌이며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변하고 있는데 유독 불교 문화만 정체되어 있습니다. 불상을 조성하는 데 있어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과 변화시킬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32상 80종호를 근간으로 하는 부처님의 모습은 변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서 부처님이 입고 계신 가사는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최소한 불보살님을 조성하는 사람은 불교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 부처님에 대한 믿음, 신앙이 바탕되어야 합니다. 외형만 다듬다 보면 작품에 느낌이 없고, 힘을 느낄 수가 없어요.

스님은 그 동안은 밋밋하게 처리되어 왔던 부처님의 가사를 실감나게 처리하고 있다. 부처님이 정말 가사를 입고 계신 것처럼 한 올 한 올 올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그 위에 섬세하게 문양도 그려 넣었다. 조성된 부처님께 실지로 옷감을 염색해 입히고 그 위에 옻칠을 하고 개금과 어울리는 화려한 문양을 섬세하게 그려넣은 것이다.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로 그 질감이 감각적이며, 입체적이다. 개금만 한 부처님에 비한다면 훨씬 장엄스러워 보일 뿐만 아니라 금색과 법당의 단청과도 잘 어울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환희심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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