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뿌리와 줄기 찾기
상태바
우리의 뿌리와 줄기 찾기
  • 관리자
  • 승인 2007.09.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문화의 새로운 유형만들기 /충남 아산 인취사 백련지(白蓮池)

"옛날 사대부집에서는 진객이 오면 연잎을 썰어 길다란 장대에 통풍시켜 만든 연잎차를 대접했어 요. 혹은 녹차를 연꽃봉우리 속에 하루나 이틀 정도 넣어 연꽃향이 배인 차를 대접하기도 했지요. 이 차는 백련 봉우리에 넣어두었던 녹차예요. 원래 녹차와 백련은 천생연분이지요. 어때요. 연꽃향 이 그윽하지요."

인취사(仁聚寺, 백제 무녕왕 19년 창건, 충남 아산시 신창면 읍내리. 전화 0418-42-6441) 혜민(55 세) 스님은 하룻밤 백련 봉오리에 넣어 향이 배인 녹차를 내어주신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그윽한 향과 맛이 한참을 맴돌았다.

3년 전 간송미술관 최완수 관장이 가져다준 백련 세 뿌리를 3년간 키워 올 3월에 연못에 내다 심었는데 그것이 500평 연못을 가득 메우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8월 24일에는 이 연못에서 '백련 시사회(白蓮詩社會)'를 가졌다.

전국에서 모여든 시인 묵객들과 다인들, 그리고 국악인들이 모여 시를 지어 읊고 노래를 하고, 차를 나누는 축제의 자리가 된 것이다.

인취사에서 연꽃축제를 열게 된 것은 올해 여덟 번째가 되고 백련시사회는 네 번째가 된다. 앞으 로도 이 행사는 백련이 피는 7월 말이나 8월 초쯤 매년 열리게 될 것이다.

"원래 시사회의 연원은 동진의 왕희지로부터 비롯됩니다. 시사회가 열릴 때면 시인묵객들이 한 데 모여 시와 그림과 글을 나누었지요. 그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 포석정이에요. 포석정에 둘 러 앉아 유상곡수라 해서 물 위에 찻잔을 띄워 마시며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고 가 무를 즐기며 낭도들은 학문과 도덕을 가꾸면서 호국의 얼을 진작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사회 가 조선조중말기까지 내려오다가 단절되고 말았지요.

오래된 사찰에는 거의 연못이 있고 하니 이러한 문화축제가 전국의 사찰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 어요. 본사 단지로 연못이 조성되고, 7월 말에는 8월 초순 경에 동시에 연꽃축제가 열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계절 공백기, 요즈음은 휴가철이 되겠네요. 이러한 기간에 불심을 돈독케 하는 좋은 계기도 되고 우리의 전통문화도 향유하고 계승하는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무엇보다 사찰이 단순히 불자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전통문화의 중심 이 되어 문화를 재창출해간다는데 깊은 뜻이 있어요."

원래 논이었던 곳에 조성한 인취사 백련지는 스님의 생각과 정성이 속속 깃들어 있다. 연못 둘레 에 빙 둘러 앉기에 좋도록 돌을 둘러 놓았고, 그 주위에는 잔디를 깔았다. 연못에 걸터 앉아 있노 라면 난향처럼 아련한 백련향이 코끝을 스민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