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마음을 찾으면 나와 남이 따로 없고 만물이 한 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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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마음을 찾으면 나와 남이 따로 없고 만물이 한 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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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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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 탐방 ,경기도 용인 화운사 지명(智明) 스님

智明 스님. 법호는 월조(月照). 스님은 1921년 경기도 수원에서 출생하였으며 1933년 충남 예산 수덕사 금선대에서 삭발, 같은 해 만공 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받았다. 1936년 수덕사 견성암에서 정진. 38년 사집과를 수료하였다. 1937년 만공 스님으로부터 "성품이 공하고 경계마저 고요하니 마음달이 시방에 비추더라"는 계문과 함께 월조(月照)라는 당호를 받았다. 1940년 만공 스님께 입당하였으며 1942년 석설우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수지하였다.

견성암 도감(43년-47년), 충남 개심사 총무(53년-57년), 주지(57년-62년), 용인 화운사 주지 (62년-90년)를 역임하였으며, 화운사에 강원(73년-85년), 능인선원(88년부터 현재까지)을 개 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집으로 『달빛은 우주를 비추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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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화운사 초입의 푸른 전나무 숲길, 곧게 뻗은 전나무의 푸르름 속에 그보다 더 푸르른 매미 소리와 화운사 텃밭이 인상적이다. 대중 스님들의 운력으로 일군 텃밭이기 때문인가.

싱그러운 푸성귀들이 꽃보다 어여쁘게 피어 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은 듯 제 자리에서 조용히 빛을 발하고 있는 화운사 경내. 화운사 의 어른스님인 지명 큰스님을 만나 뵙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도량의 내음만으 로도 그 분의 수행력과 덕화가 느껴졌다.

출가한 지 얼마 안 되어 만공 스님께 인가를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인가를 받았다기보다 만공 스님께서 공부 잘 한다고 격려를 해주셨지요. 공부를 무척 하고 싶었는데 도대체 공부 할 시간이 없는 겁니다. 견성암에서 부전, 노전, 재무, 서기 소임을 돌 아가면서 맡았습니다. 노상 일만 하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로지 '공부는 요중 공부(요中工夫, 조용한 데 가리지 않고 시끄러운 곳에서 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만공 스 님의 말씀을 위안 삼으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갔습니다.

그때가 열아홉 살 때였던가. 그해 겨울 한 철을 선방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일만 하다가 공부를 하게 된 인연에 감사하며 내딴에는 되게 애를 썼지요. '언제 이런 기회가 오랴'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버티고 앉았는데 태식관이 저절로 되고, 턱 하니 앉아 있으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화두도 성성하고 참선 중에 시간도 퍼뜩퍼뜩 가는데 한 시간 좌선하고 포 행을 알리는 죽비소리가 성가실 정도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대중 스님네들이 내 눈에서 불이 번쩍번쩍 일어나서 무섭다고 하는 겁니다. 그 소문을 들으신 만공 스님께서 '선방에서 공부하는 대로 해보라'고 하시길래 척추 를 꼿꼿이 세우고 참선하는 자세를 취해 보여드렸지요. 스님께서 미소를 지으시며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또 한 번은 설날 아침에 만공 스님께 세배를 하러 갔습니다. 세배를 마치고 대중 모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스님께서 목침을 가리키며 '목침을 목침이라 하지도 말고 목 침이 아니라고 하지도 말고 한마디 일러라'고 하시며 차례차례 목침을 돌리시는 겁니다. 목 침은 돌아가는데 긴장된 침묵만 흐르고 있었습니다. 결국 내 차례까지 돌아와 주먹으로 목 침을 탁 치며 '이렇습니다'라고 하자 스님께서 '공부 잘 하여라'라고 이르셨습니다.

그러한 여러 가지 일화가 와전되어 항간에서 만공 스님께서 인가해주셨다는 말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공부를 하고 안 하고는, 모든 의심을 깨뜨려서 세상 이치를 보고 못 보고는 스 스로에게 있는 것이지 누가 인가를 했는가 안 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님, 열세 살에 발심출가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출가할 생각을 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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