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를 떠올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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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주부를 떠올리는 마음
  • 관리자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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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우화' 하면 먼저 이솝이야기를 연상하게 되지만 인도야말로 우화의 나라요, 우화의 고향이 다. 널리 알려진 토끼와 자라의 이야기도 그 연원으로 따지자면 인도로까지 이어진다.

인도의 민간 우화가 불교에 수용되어 석가모니 전생담이 되었고, 그것이 불교와 함께 중국 을 거쳐 한국으로 전래된 것이다. 『삼국사기』의 「구토설화」가 그 시기의 모습이거니와 조선시대에는 그것이 판소리와 소설에 수용됨으로써 「수궁가」혹은 「별주부전」을 만들어 냈다.

이 작품들은 토끼의 경박한 재치에다가 자라의 우둔한 지혜를 대비시키고, 그 사이에 늙고 병들고 또 한심하기조차 한 용왕을 배치하여 봉건 말기의 사회상과 인간군상을 적절하게 묘 사해 내고 있다.

「별주부전」의 용왕은 잔치를 즐기고 주색에 탐닉하여 오장육부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중병에 걸려 있는 인물이다.

몰골은 실로 험악한 정도여서 두풍에 연주창, 안질에 쌍다래끼, 비창, 폐풍창, 설강증에 후비 창, 경비통, 등창, 주마담에 유주창, 슬한증에 학슬, 체증, 설사, 곽란, 치질 등 전신에 병 아 니 든 곳이 없어 온 수궁이 흉흉하다.

연일 어전회의가 열리고 만조백관이 머리를 맞대어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두들 정신이 없다. 병든 용왕, 앞이 보이지 않는 나라의 운명에도 속수무 책으로 수수방관하고 있다.

그때 한 선관이 나타났다. 용왕의 손목을 잡아 진맥해 보고는 한 마디 툭 던지는 그 말이 재미있다. "사람의 일신이 나라와 같은지라. 가슴은 궁실같고 팔과 다리는 고을과 지경같고, 정신은 임금같고 허리는 백성같으니 능히 일신을 다스릴 줄 알면 일국을 다스리고 백성이 흩어지면 나라가 망하고 혈기가 과다하면 그 몸이 죽는지라."하면서 토끼의 간이 있어야 한 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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