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샘 / 나의 길
오후 6시 , 연구소에서 퇴근하면서, 나는 별 일이 없으면(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 '동숭동 대 학로'로 저녁 출근을 한다. 연극을 보러 가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연극평론가인 나의 직업을 부러워한다. 늘상 연극을 보고 사니 얼마나 멋 지고 좋으냐는 것이다. 대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아이와 씨름하며 사는 전업 주부이 거나 결재 서류에 묻혀 사는 사무직들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항상 '모르시는 말씀!'이 라 일축한다.
나는 연극 공연에 장바구니를 들고 가는 경우가 많다.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의 짧은 시간 이 유일하게 장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대학로 부근에서 두부나 생선 등을 사 가 지고, 집에 들어갈 때까지 들고 다닌다. 난들 왜 편안하게 빈손으로 다니고 싶지 않겠는가, 혹은 장바구니 들고 집으로 직행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연극평론이 직업인 나에게 연 극 관람은 '여가 선용'이 아닌 '직업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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