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공원의 비둘기
상태바
파리 공원의 비둘기
  • 관리자
  • 승인 2002.08.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리 공원의 비둘기]

제가 사는 곳에는 '파리 공원'이라는 자그마한 공원이 있습니다. 이 곳에 비둘기들이 많이 사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이 드나드는 곳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지나가도 별로 도망가지를 않습니다. 누군가가 워이~ 하고 쫓는 시늉을 내면 그제서야 날개 짓을 하며 날아 가는데, 겨우 몇 미터 날아가곤 아무 일 없다는 듯 도로 내려 앉습니다. 심지어는 그냥 걸어서 도망가기도 합니다(그것도 조금 가다가 맙니다). 새라면 도망 갈 때 날아 가는 게 당연하고, 또 당연히 멀리 날아 가야 할 터인데 말입니다.

이 녀석들이 이러는 이유는, 물론 사람들의 왕래가 잦으니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보다는 이 녀석들이 다른 새들과는 달리 '비만'해 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녀석들은 늘 땅을 컹컹거리며 하루 종일 먹기 바쁜데, 공원에 사람들이 떨어뜨린 과자나 음식 부스레기를 먹

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비대해져 도무지 날지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뒤뚱거리며 도망가는 비둘기를 보니, 문득 불경에 설해진 태초 인간계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 납니다.

흔히 기독교의 성경에만 천지 창조의 비밀이 설해져 있는 것처럼 알기 쉽지만, 불교에도 태초 우주 만물이 어떻게 형성되는가가 자세히 설해져 있습니다. 또, 인류의 시초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도 나와 있습니다. 다만 그 이야기들은 상징성이 너무 강해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든데, 그래서인지 부처님 자신도 '깨달은 이들만이 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고 말씀하시지요...

불경에 설해진 바에 따르면, 이 세상 최초의 사람은 하늘에서 왔다고 합니다. 소위 천인(天人)들인데, 굳이 비유하자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 신 같은 이들이 그들입니다. 이 천인들은 형상이 없고 빛으로 몸이 구성되어 광명으로 서로 의사 소통을 하며 공간을 마음대로 날아 다닐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