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어린이 불교학교를 끝내고 아이들로부터 몇 통의 편지를 받았다. '부모님께 편지 쓰기'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쓴 편지들을 선생님들이 우체통에 넣었나 보다.
먼저 2학년인 이미경 어린이의 편지를 소개한다.
스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미경입니다. 현진 스님은 왜 이렇게 미남이세요. 저도 스님처럼 미남이 되고 싶어요.
저는 스님이 좋아요. 나쁜 마음은 버리고 부처님의 착한 마음을 갖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미경이의 편지를 읽고 한참동안 싱글벙글 기분이 좋지 않을 리 없다.
불교학교를 시작하는 날 아이들에게 내 소개를 하면서 별명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스님에게는 별명이 하나 있는데, 얼굴이 너무 잘 생겼기 때문에 모두들 '미남 스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친구들도 법명이 생각이 나질 않으면 그냥 미남 스님이라고 불러 주세 요. 그리고 스님이 키가 작다고 해서 '숏다리 스님'으로 부르면 안 되는 것 알지요."
이렇게 말할 때 선생님과 아이들이 왁자지껄 웃었는데 우리 미경이의 눈에는 진짜 미남으로 보였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미남의 기준은 편견에 가깝고 그 범위가 외모에 국한될 게다.
그래도 저학년 아이들은 '미남 스님'하면서 따르는데 큰 애들은 그렇지 않다. 한번은 야외법 회를 끝내고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보내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때 6학년 가운데 한 녀석이 장난 삼아 '숏다리 스님 안녕'이라고 하였는데 그 말이 재미 있었는지 아이들은 모두가 "숏다리 스님 안녕"했다. 그날 스님을 놀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웠는지 주위에 있던 어른들이 키득키득 웃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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