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특집 제목이 "마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이란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모르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고 극구 사양을 하였는데 어떻게 하다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마음을 모른다."라는 말이 외형적으로는 고인(古人)들의 상용수법(常用手法)에 아주 적중한 것 같다.

중봉 본 화상(中峰 本 和尙)의 <신심명(信心銘)> 주(註)에 이렇게 서술되어 있다.

"정해 놓은 것은 있으나 준칙(準則)이 없으면 허공을 잡아 허공을 막으려는 것과 같고 적실한 것을 가지고 적실한 것을 부수는 것과 같다.

돌을 사니 구름이 어리는 것까지 얻음이여 육조(六祖)가 모른다 했고, 꽃을 옮기니 벌도 따라옴이여 달마(達摩)가 모른다 했다.(買石得雲繞 六祖道不會 移花兼蝶至 達摩道不識)" 또 수산주(修山主)가 이르기를 "아는 것은 매우 기특한 일이다. 그러나 모르는 경지라야 너를 긍정하리라."

고 하였는데 이 안다고 하는 것은 물론 견성(見性)을 말한다.

불회야상허(不會也相許).이 모른다는 것(不會)은 알고 모르고의 모른다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런데 하택(荷澤) 스님은 "앎이라는 한 글자는 중묘(衆妙)의 문이다. (知之一字,衆妙之門)"라고 했는데 공적(空寂)한 영지(靈知)를 갖추어 스스로 자성(自性)의 체용(體用)이 있다는 말이다.

이와 반대로 황룡(黃龍) 스님은 "앎이란 한 글자는 숱한 재앙의 문이다.(知之一字衆禍之門)"라고 했다.

규봉(圭峰)스님은 "얻으면 성인(聖人)이 되어 곧장 보리(菩提)를 증득(證得)하고 잃으면 사(邪)가 되어 빨리 도탄(塗炭)에 들어간다." 고 했다.

대혜(大慧)스님은 말하기를 "규봉과 하택을 이해하기는 쉬우나 황룡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여기에서는 모름지기 방편을 뛰어 넘는 안목을 갖추어야 하며 남에게 말할 수도 전해 줄 수도 없다."하였다.

운문(雲門)스님은 말하기를 "무릇 말 한 마디 떨어지는 것이 마치 문에 칼을 잡고 있는 것과 같으니 일구(一句)의 아래에 반드시 몸을 피할 길이 있다. 그러나 만일 그렇지 못하면 죽음이란 구하(句下)에 있다."라고 하였다.

일구(一句). 이는 선가(禪家)의 모든 살림살이를 통렬하게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결코 선가의 거량(擧揚)은 길지가 않다. 한 이치(一理)의 동등한 맛을 중언부언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취암(翠巖) 스님의 여름안거(安居)를 마치고 해제(解制)하는 날 법문(法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