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스크리트로 배우는 불교] 업보와 육취, 그리고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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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로 배우는 불교] 업보와 육취, 그리고 지옥
  • 전순환
  • 승인 2019.11.0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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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천송반야경』 7장 지옥편에서 세존은 반야바라밀다를 비방하고 유정들의 이익과 행복을 끊는 등의 행위로 악업을 쌓은 어떤 보살마하살들은, 이와 같은 ‘이전(생)의-업-보(pūrva=karma=vipāka)’로 인해 ‘지옥’의 니라야(niraya), 그것도 ‘대-지옥’의 마하-니라야(mahā=niraya)로 이끌어지며, 무한정은 아니지만 인간의 셈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오랜시간 동안 ‘열(熱)/화(火)에 의한-세간의 파괴’ 또는 겁화(劫火)라고 번역되는 테자흐=상와르타니(tejas=saṁvartanī)를 거듭하며 생겨난 수많은 세간들을 거치며 대지옥들에 태어나 헤어 나오지 못한다고 말씀하신다. 가장 무거운 죄라고 말하는 5-무간-업(五無間業, pañca=ānantarya=karman)도 이에 전혀 비길 바가 되지 않는다고 세존께서 이야기하시는, 대지옥으로 이끄는 최대 중죄의 업이란 과연 어떠한 것을 가리키는 것일까?

악업

이러한 업은 ‘아쿠샬라-카르만(akuśala=KAR-man)’으로 불리는 악업(惡業)으로, 이를 ①심적(意) 악행에 따른 업, 이로 인해 잇달아 저지르게 되는 ②언어적(口) 악행에 따른 업, ③신체적(身) 악행에 따른 업 등 세 가지로 나누며, 7장 지옥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어떤 자들은 반야바라밀다가 말해지고 가르쳐지며 보여질 때 이를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고(意-惡業), 이를 반대하고 저주하며 ‘여기에서 수련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이것은 여래가 설한 것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할 것이니라(口-惡業). 그런 뒤, 그들은 다른 유정들 또한 이 반야바라밀다를 버리게 만들 것이니라(身-惡業).”

지난 호에서 언급한 것처럼 10선업도와 관련한 삼업 또는 삼-선업은 그 열 가지가 나열되는 순서와 부류에 따라 신업·구업·의업의 순서, 즉 불-살생에서 시작하여 불-망어를 거쳐서 불-사견에 이르는 순서로 나타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세존의 말씀에 따른다면, 10악업도와 관련한 삼업, 즉 삼-악업은 그와 반대로 의-악업·구-악업·신-악업의 순서, 즉 사견에서 시작하여 망어를 거쳐 살생에 이르는 순서로 배열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범본 『이만오천송반야경』이나 니카야(Nikāya) 등에서 십악업도는 십선업도와 마찬가지로 살생에서 망어를 거쳐 사견에 이르는 순서로 배열되어 나타난다.

업이란?

이러한 시점에서 선업이든 악업이든, 업(業, KAR-man)이란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된다. 이 단어에 대한 해석은 입장에 따라 다르게 내려질 수 있기에, 여기서는 『앙굿타라-니카야(Aṅguttara=Nikāya 6:63)』에서 세존이 업에 관해 구체적이면서도 간결하게 이야기하시는 구절을 소개하는 선에서 그치기로 한다. “비구들이야, 내가 업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의지(意志)이니라. 의지가 발했기에 중생은 몸, 말,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이니라. 그렇다면 업의 원천과 기원은 무엇일까? 〔물질계

와의〕 접촉(觸)이 바로 업의 원천이고 기원인 것이니라… 그러면 〔더 이상 쌓이지 않게 되는〕 업의 소멸은 어떠한 것일까? 접촉의 소멸로 업의 소멸이 발생하는 것이니라. 8성도는 〔바로 이러한〕 업의 소멸로 이끄는 수행도인 것이니라.” 여기에서 의지(意志)와 소멸을 나타내는 팔리어 단어는 산스크리트와 같은 형태의 체타나(CET-anā)와 니로타(ni-RODH-a)이다. 이에 반해 접촉을 표현하는 팔리어 파사(phassa)는 앞서 12연기에서 언급했던 산스크리트 스파르샤(SPARŚ-a)에서 변화된 형태의 단어이다.

오취? 육취?

앞서 소개한 세존의 말씀을 따른다면, 모든 중생은 선하거나 악한 의지의 발현으로 마음·말·몸의 삼업과 관련한 선업 또는 악업을 쌓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업이 결실을 맺게 되는 다음 생이나 그 이후의 생에서 업의 과보로 인해 태어나게 가게 될 로카(loca), 즉 계(界)가 정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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