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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붓다] 예술로 마음 만나기
  • 마인드디자인(김해다)
  • 승인 2019.08.16 10:26
  • 호수 538
  • 댓글 0

 

왕테유, <No. 97> 부산현대미술관 전시 전경


마음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마음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경험적으로는 분명 마음의 존재를 느끼지만 말하기 어려운 것은 원숭이처럼 분주하고 폭포처럼 쉼 없이 변화하는 마음의 속도가 언어보다 빠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예술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직관적으로 살펴보기를 제안하는 전시<마음현상: 나와 마주하기>를 열고 있다.

지금, 여기 나의 몸과 마음은 어떠한가? 왕테유 작가

전시의 첫 번째 파트인 ‘감각, 일어남’에는 대만의 주목받는 작가인 왕테유(Te-Yu WANG, 王德瑜)의 거대한 설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직물에 바람을 넣어 공간을 채우는 풍선 형태의 설치 작업은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 작품의 내부로 들어가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는 관객 참여형 작품이다. 관람객의 체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30분 간격으로 10명의 관람객만 작품 안으로 입장하도록 제한해 놓았다. 작품은 특정 공간에서 취하게 되는 자세를 ‘몸이 공간에 반응하는 방식’으로 보고,공간-몸-느낌의 긴밀한 연결성에 주의를 기울여보기를 제안한다. 거대한 풍선 안으로 들어간 관람자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자신의 신체적 존재감을 의식하게된다. 내 몸과 함께 풍선을 채우고 있는 공기, 소리, 향, 그리고 다른 사람의 몸의 존재감이 뚜렷이 자각되는 것은 아마 풍선이 명확히 재단하여 내 눈앞에 보여준 광활한 우주의 가시성 덕분일 것이다. 작품은 자신의 내부에 들어 있는 관람자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지금, 여기 나의 몸과 마음은 어떠한가?’

“나는 사람과 공간 사이의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인 상호 작용에 관심 있다.”
왕테유, 작가 노트 중

 

장성은, <Pompom> 부산현대미술관 전시 전경


감정이라는 옷, 장성은 작가

강렬한 감정은 종종 온몸을 휩쓸어버리기도 한다. 화가 많이 나거나 몹시 부끄러울 때, 온몸이 불에
타는 듯 뜨거워지거나, 너무 기쁜 나머지 몸이 공중으로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전시의 두 번
째 파트인 ‘몸, 마음의 출현’에 전시된 장성은 작가 의 사진 작품 <Pompom>과 <Bubble>은 바로 그러
한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감정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코스튬을 입고 있는 사람으로
제시한다.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아닌 “감정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어
떤 감정을 상징하는 (녹색은 작가에게 ‘기쁨’을 상징한다) 무거운 코스튬과 그 안에 파묻혀 있는 신체의 대비, 거추장스러운 코스튬 때문에 더욱 드러나는 모델의 신체는 무명에 휩싸이더라도 분명히 내재하고
있는 청정한 본성을 떠오르게 한다.

“인간은 평생 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것 같아요. 사람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뉘앙스, 표정이나 말투, 옷차림, 헤어스타일 이런 모든 것들이 연극적 태도로 보였습니다.”
장성은, 작가 노트 중

 

조소희, <아, 이 또한 유쾌한 일 아니냐?> 부산현대미술관 전시 전경

누구의 것도 아닌 마음 조소희 작가

전시의 첫 번째와 두 번째 파트에서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세 번째 파트인 ‘관계, 존재자들’에서는 세상 만물이 모두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음에 주목하여 그 연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소희 작가가 코바늘로 짜낸 가느다랗지만 거대한 그물 모양의 작품 <아, 이 또한 유쾌한 일아니냐?>. 그물을 짜내는 지난하고 수행적인 과정에서 작가는 씨실과 날실이 연결되고 또 다음 매듭을 형성하는 모든 장면을 손끝으로 목격해 왔을 것임이 짐작된다. 작가는 “그물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구멍들의 결을 음미하는 것이 세상 모든 존재의 존재 방식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한편에는 작가가 2007년부터 지속해온 편지 작업이 전시되어 있다. 하루 중 관심을 가진 하나의 단어를 얇은 종이 위에 반복하여 타자기로 적은 편지들은 차곡차곡 쌓여 비물질적인 시간과 마음의 존재를 드러낸다. 재미있는 점은 이 작품 이 작가의 사후에 익명의 사람들에게 발송되며 완성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일생과 그 안에 담겨 있던 수많은 마음들은 익명의 편지를 매개로 타인에게 전해지고, 편지 속 단어들은 각각의 사람들에게 또 다른 의미가 되어 각자의 삶에서 어떻게 재구성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하여 한 사람의 마음이 더 이상 누구의 것도 아닌 마음으로 공명할 그날을 작가는 기획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구멍을 짠다. 레이스의 아름다움은 그 구멍들에 있지 않은가? 도넛 구멍의 익살은 재미있지 않은가?”
조소희, 작가 노트 중

 

  —

세계적인 명상가 존 카밧진은 마음을 ‘물 위에 쓰 는 글씨’에 비유한다. 쓰기는 쓰되 흔적도 없이 사
라지는 물 위의 글씨처럼 마음은 실체 없이 무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이야말로 마음을 표현하기에 적절하다 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올 여름,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예술 작품과 함께 마음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마음현상: 나와 마주하기
장소: 부산현대미술관 지하1층 전시실3·4·5
기간: ~2019년 8월 18일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51-220-7400~1
자세한 내용은 부산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busan.go.kr/moca)참조

 

이달의 볼 만한 전시

박형렬 - Unseen Land

일우스페이스, 서울 | 2019. 7. 3. ~ 2019. 8. 20.
문의: 051-508-6139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자연 공간 속에서 인간에 의해
‘포획된 자연’을 연출하는 사진 작가 박형렬의 전시.
그의 사진이 관조하는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의 대비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돌아볼 것을 제안한다.

 

근대의 꿈 - 꽃나무는 심어 놓고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 2019. 7. 2. ~ 2019. 9. 15.
문의: 02-2124-5248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근현대 시기 제작된
주요 작품을 통해 근대화가 초래한 우리 삶과 인식의 변화,
그리고 근대적 시각성의 확장을 살펴보는 전시. 미술가들의
작품에 생생하게 담겨 있는 격변의 시대와 그 감수성을 느껴보자.

 

 

백자에 담긴 삶과 죽음
경기도자박물관, 이천 | 2019. 4. 25. ~ 2019. 8. 18.
문의: 031-631-6501
실제 사용되었던 생활 용기를 함께 묻은 조선 초기 부장 문화부터
그릇을 축소 제작한 명기를 부장하던 조선 후기까지 조선의
독특한 백자 부장 문화를 통해 조선인의 일생을 조명하는 전시.
백자에 담긴 선조들의 삶의 모습과 정신 문화를 만나보자.

 

 

글. 마인드디자인
한국불교를 한국전통문화로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고민하는 청년사회적기업으로, 현재 불교계 3대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서울국제불교박람회·붓다아트페스티벌을 6년째 기획·운영하고 있다. 사찰브랜딩, 전시·이벤트, 디자인·상품개발(마인드리추얼), 전통미술공예품유통플랫폼(일상여백) 등 불교문화를 다양한 형태로 접근하며 ‘전통문화 일상화’라는 소셜미션을 이뤄나가고 있다.

사진.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마인드디자인(김해다)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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