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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티베트 불교란 무엇인가?
  • 양승규
  • 승인 2019.03.27 10:30
  • 호수 534
  • 댓글 0

티베트불교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티베트불교는 티베트 본토뿐만 아니라 라닥(Ladak)에서 시킴(Sikkim), 부탄(Bhutan)에 이르는 지역과 몽골, 러시아까지 티베트어가 사용되는 넓은 지역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불교이기 때문이다. 한때 티베트불교를 라마교(喇敎)라고 부른 것은 티베트불교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으로 티베트불교를 판단한 오류 때문일 것이다.

티베트불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티베트불교 안팎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형적인 특징으로는 전통적인 티베트 사원의 독특한 건축양식, 본당에 모셔져 있는 다양한 존상, 특히 각 종파의 교학을 정립하는 데 크게 기여한 라마들의 상과 탑, 강력한 색채로 세밀하게 묘사된 탕카, 의식에 사용되는 다양한 법구, 그 법구를 통해서 나오는 장엄한 소리, 승려들의 자줏빛 승복, 그것도 바지가 아닌 치마와 소매 없는 상의, 사원 앞의 너른 마당에서 벌이는 토론, 승려들이 의식에 맞춰 추는 춤, 라마를 모시고 법을 듣는 법문의식, 법문 중간에 빵과 차를 나누는 대중공양, 오체투지, 꼬라라고 하는 돌이, 기도깃발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특징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점에서, 티베트불교의 내적인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외형적인 특징으로도 티베트불교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다.

티베트불교가 라마교가 아니라 티베트불교라고 불려야 하는 이유는 어떤 면에서는 티베트불교야말로 가장 완전한 형태로 인도불교를 계승한 불교이기 때문이다. 티베트불교가 인도불교를 계승하게 된 것에는 ‘쌈예(gSam yas)의 논쟁’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쌈예의 논쟁은 티베트에 전해진 ‘생각하지도 않고 관찰하지도 않음[不思不觀]’을 가르치는 중국의 선불교와 인도의 교학불교가 달라 쌈예사에서 토론을 통해 올바른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리는 논쟁이었다. 논쟁에는 중국불교를 대표하는 마하연(摩訶衍)선사와 인도불교를 대표하는 까말라쉴라(Kamalaśīla)가 참여하였고, 결국 인도불교가 승리함으로써 티베트불교는 인도불교를 올바른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티베트는 지리적으로 인도와 가깝기 때문에 직접 인도불교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인도 나란다(Nālandā) 대학 등의 위대한 논사들이 티베트에 들어와서 불교를 전했고, 많은 티베트인들이 인도로 들어가 불교를 배우고, 경론을 번역했다. 티베트불교 전반기에 티베트에 들어온 샨타락씨따(Śāntaraks.ita)와 까말라쉴라는 인도에서 유가행중관파를 개척한 논사들이고, 후반기에 티베트에 들어온 아띠샤(Atīśa)는 비끄라마쉴라(Vikramaśīla)의 교학적 전통을 계승한 논사다. 이 외에서 빠드마삼바바(Padmasam.bhava)와 같은 훌륭한 수행자들도 티베트에 들어와 불교 수행의 전통을 전했다. 이러한 위대한 논사들과 수행자들의 전통을 바탕으로 티베트불교는 엄격한 교학적인 전통을 바탕으로 올바른 수행체계를 세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인도불교의 전통을 바탕으로 티베트에는 크게 4개의 종파가 형성되었다. 4개의 종파는 린첸상뽀(Rin chen gzang po)의 신역 딴뜨라를 근거로 신구의 두 파로 구분된다. 구파인 닝마빠(sNying ma pa)는 빠드마삼바바에 의해 완성되었다. 닝마빠는 밀교의 가르침과 중국의 선불교가 융합한 독특한 불교인 족첸(rdzogs chen, 大圓滿)을 완성했는데, 만물은 ‘본래 해탈(ye grol)하고 있는 심성(心性, sems nyid)’이라고 설명한다.

신파에는 까담빠(bKa’ gdams pa), 싸꺄빠(Sa skya pa), 까규빠(dKa’ rgyud pa), 겔룩빠(dGe lugs pa) 등이 있다. 싸꺄빠는 꾄촉갤뽀(dKon mchog rgyal po)에 의해 세워졌으며, ‘도(道)가 그대로 과(果)를 갖추고 있다’고 하는 도과(道果, lam ’bras)설을 설명한다. 이 파에서 배출한 대학승 싸꺄빤디따(Sa skya pan.d.ita)는 은밀한 가르침뿐만 아니라 계율과 드러난 가르침을 포섭하는 전통을 확립했다. 까규빠의 가르침은 큥뽀(Kyung po)와 말빠(Mar pa)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나로(Naro) 육법과 대인(大印, Mahāmudrā)의 가르침을 근거로 한다. 이 파의 훌륭한 수행자로서는 『십만송』을 지은 밀라레빠(Milalepa)가 있다. 제자인 감뽀빠(sGam po pa)는 대인의 가르침과 깨닫는 길인 람림(Lam rim, 道次第)을 융합한 가르침을 폈다. 17대 까르마빠(Karmapa)는 환생한 라마의 전통을 처음 티베트에 확립한 라마이고, 이 까규빠의 라마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라마로 활동하고 있다.

까담빠의 가르침은 신까담빠라고 하는 겔룩빠로 이어졌다. 까담빠의 가르침은 티베트불교 후전기의 서막을 연 아띠샤의 가르침을 근거로 한다. 아띠샤가 티베트인들을 위해 설명했던 가르침이 『보리도등론(菩提道燈論)』이다. 『보리도등론』에서 아띠샤는 사람을 작은 사람·중간 사람·큰 사람으로 구분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 사람이 깨닫는 길 즉 람림의 체계로 설명한다. 그중에서 큰 사람이 깨달음을 성취하는 단계를 중심으로 깨닫는 마음[菩提心]을 일으킴, 깨닫는 이[菩薩]의 행인 육바라밀을 실천함 등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은밀한 가르침[密敎]을 설명함으로써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을 단계적으로 체계화했다. 아띠샤의 가르침은 이후에 전개되는 티베트불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띠샤의 가르침을 근거로 까담빠(bKa’ gdams pa)가 성립되었다.

까담빠의 교학체계를 계승한 겔룩빠는 쫑카빠 롭상닥빠(Tshong kha pa bLo bzang grags pa)에 의해 설립되었다. 쫑카빠는 아띠샤의 『보리도등론』을 근거로 드러난 가르침과 은밀한 가르침을 정리한 『보리도차제광론(菩提道次第廣論)』과 『비밀도차제광론(祕密道次第廣論)』 등의 주석서를 남겼다. 현재 겔룩빠는 14대 달라이 라마(Dalai lama)에 의해 그 가르침이 이어지고 있다.

『보리도차제광론』에서는 세 사람이 수행하는 길의 단계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① 작은 사람의 깨닫는 길에서는 다음 세상을 추구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죽음에 대한 명상과 다음 세상에서 행복해지는 방편인 귀의와 업보를 설명한다. ② 중간 사람의 깨닫는 길에서는 윤회의 허물인 고통의 진리와 윤회에 들어가는 원인인 발생의 진리,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의 진리를 수습한다. ③ 큰 사람의 깨닫는 길에는 깨닫는 마음[菩提心]을 일으키는 방법과 마음을 일으켜 깨닫는 이의 행[菩薩行]을 배우는 방법 둘이 있다. 깨닫는 마음을 일으키는 방법에는 일곱 가지 인과의 가르침과 나와 남을 바꾸는 수행 둘이 있다. 깨닫는 이의 행에는 자신을 성숙시키는 여섯 바라밀[六波羅蜜]과 남을 성숙시키는 네 가지 거두는 법[四攝法] 둘이 있다. 여섯 바라밀 중에서 선정바라밀과 반야바라밀을 지(止)와 관(觀)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지와 관을 성취하면 은밀한 가르침의 수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안내서가 『비밀도차제광론』이다.

티베트불교는 드러난 가르침과 은밀한 가르침을 모순 계승하여 발전시킨 불교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티베트사람들은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현밀의 전통을 지금도 계승하고 있다. 특히 겔룩빠의 승원에서는 수천 명의 학승들이 불교논리학, 반야학. 중관학, 아비달마학, 계율학을 배운다. 이런 드러난 가르침에 관한 교육과정이 끝나면 은밀한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밀교승원에서 또 다시 공부를 한다. 이런 전통을 겔룩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다른 파에서도 거의 비슷한 교육체계를 가지고 있다. 한때 라마교라고 불리던 티베트불교는 큰 탈 것[大乘]의 측면에서는 인도불교를 대신한 근본불교라고 불러도 결코 지나칠 것이 없는 드러난 것[顯]과 은밀한 것[密]의 두 전통을 온전히 계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승규
동국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도 다람살라 티베트도서관과 싸라나트의 티베트대학 등에서 불교철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티벳대장경역경원에서 티베트경론을 번역하고 있다

 

양승규  bulkwang_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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