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으로 읽는 현대경영]육조六祖경영
상태바
[불경으로 읽는 현대경영]육조六祖경영
  • 이언오
  • 승인 2018.10.26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계자가 선대의 사업·정신을 이어가야

|    육조의 승계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

『육조단경』은 부처님 친설이 아닌데 경으로 불린다. 그만큼 육조의 위상이 높고 가르침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다른 경전들이 부처님 설법 위주라면, 단경은 육조가 불문에 들어 인가받고 전법하는 내용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육조가 오조의 법을 받아 제자들에게 넘겨주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다. 선종은 불립문자, 단경의 문자는 육조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승계 과정을 보면 달의 움직임을 쫓아갈 수 있다.

육조는 나무꾼 시절 『금강경』 구절을 듣고 깨달은 바 있어 오조를 찾아갔다. 행자 생활 8개월에 도달한 경지를 스승만 알아보았다. 스승은 다른 제자들의 반발을 감안해 의발을 넘기면서 은둔을 명했다. 육조는 남방에 숨어 있다가 15년이 지나서 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37년 교화로 뛰어난 선사들을 배출해서 남종선의 기틀을 잡았다. 육조의 법맥이 한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 뿌리를 내려 오늘에 이르렀다.

육조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많이 익숙하다. 조계종은 육조의 후계를 자처하며 단경에 의거해서 수행·법문을 한다. 조사선(지혜 관조)의 갈래인 간화선(화두 참구)을 수행법으로 삼으며 중도의 대법對法 논리, 상근기의 돈오돈수를 강조한다. 단경은 육조 이전의 전승을 선수행으로 정리한 공덕이 크다. 하지만 문자 부정, 점오점수 배척이 다양성·융통성을 줄이고 세속과의 괴리를 부추겼다. 왕조 부침 속에서 승계와 생존은 가능했지만 사회적 위상과 역할은 축소되었다.

의발은 불법 승계의 정통성을 상징한다. 부처님의 낡은 옷을 물려받은 가섭이 첫 후계자였다. 육조까지 의발 전수가 이어졌고 이후 법 인가로 바뀌었다. 육조는 의발을 다툼의 원천으로 보았다. 후세는 자신들의 권위를 위해서 육조가 의발을 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육조는 지혜롭고 단경을 지은 이는 어리석다 하겠다. 의발은 집착하는 상相, 후계자가 스승의 지도를 받아 불법의 체體를 얻는 것이 핵심이다. 

부처님 1,300년 후에 33대 육조가 출현했다. 1대를 40년으로 보면 지금은 66대이다. 부처님과 육조는 법을 전하면서 사람됨을 기준 삼았다. 불법은 비인부전非人不傳, 사람이 아니면 전하지 않는다. 사람이 아니면 전하려는 노력 자체가 부질없다. 요즘 사람이 없어서 자리다툼이 요란하고 불법 승계가 위태롭다. 수행보다 재齋, 재보다 잿밥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    돈 아닌 사업·정신을 이어가야 기업이 장수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