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나를 흔들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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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나를 흔들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 이창숙
  • 승인 2018.09.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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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부처님오신날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그림 : 박혜상

올해(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은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프고 슬픈 날이 되고 말았다.

이승에서 맺으셨던 수많은 아름다운 인연들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사랑하는 아버지께서는 다시는 돌아오시지 못하는 먼 곳으로 떠나셨다. 

이 슬픔을 감히 어디에다 비교할 수 있을까? 임종의 순간에도 듣고 계시리라는 생각으로 드렸던 그 말은 꼭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아주 많이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제 아버지라서 정말 행복하고 좋았습니다”라고 했던 말들…. 가슴이 미어진다.

온 누리에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충만한 날 부처님은 오셨는데 아버지는 떠나셨다. 아버지와 딸로 만난 애틋하고 고귀한 천륜으로 맺어진 인연을 눈물로 배웅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밉고 또 미웠다. 생과 사가 어찌 정해놓고 오고 갈 수 있겠냐만, 부처님오신날 떠나셨다 하니 여느 분들께서는 그 좋은 날 가셨음을 도리어 위로해 주시기도 했다. 위중한 고비를 넘길 때마다 “며칠만 계시면 부처님오신 날인데 그 좋은 날을 보시고 가셔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드렸던 말들이 생각나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분명, 하고 싶었던 말씀이 많으셨을 텐데 안타깝게 한마디도 못 하시고 가신 것은 아버지가 전하는 무언의 메시지였을까?’ ‘정말 기다렸다가 가셨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애써 의미 부여를 하게 된다. 자식이 부모님을 떠나보내야 함에 있어 슬프고 아린 가슴은 어디에도 둘 곳이 없었다. 그렇게 아버지는 떠나셨고 사십구재 중에 있다.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바라며 영원한 멘토가 되어 주시는 부처님 법을 만나게 된 계기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지금! 오래전 기억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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